김종갑 한전 사장, 존재감을 드러내라
김종갑 한전 사장, 존재감을 드러내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8.10.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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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2018년 국정감사에서 에너지 분야의 최대 공기업인 한전이 뉴스거리를 제공했다. 직원들의 비리와 재생에너지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 등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전 임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한다. 취업시장에서는 ‘신의 직장’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임직원들이 각종 불법을 저질러 가면서 이권을 챙겼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분노와 더불어 서글픔까지 느끼지 않을까.

내부 감사는 몇 번이나 적발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여러 부분이 지적되고는 있지만, 그 역시 유혹을 뿌리치게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는 형사 고발된 사례까지 신문에 보도됐다. 

한전의 문제가 과연 이것뿐일까. 한전과 자회사는 해마다 엄청난 금액의 사업을 발주하고 있다. 가히 국내 최대의 ‘갑’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비리는 수년 전부터, 아니 수십 년 전부터 시중에 수없이 회자되고 있다.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일탈은 그야말로 장난 수준이다.  

한전 사장으로 오는 이들은 나름대로는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한 명, 한 팀, 한 부서, 한 본부의 위법 부당한 행위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했다. 숨길 수는 있었을지 모르나, 근절은 아직도 먼 일이라는 것이 내외의 평가다.   

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 세계 전력산업의 대전환 등 안팎의 도전에 맞서야 하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의 경영이 삐끗한다면 조직만이 아니라, 나라 전체 에너지 시장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취임 초기인 김종갑 사장이 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김 사장은 몇 배나 되는 외국계 민간기업의 연봉을 마다하고 명예를 택해 공기업의 사장으로 왔다.

김 사장은 직전 근무처에서 적자 나는 기업의 아픔을 맛보고, 외국계 기업이 어떻게 경쟁력을 획득하는지를 뼈저리게 배웠을 것이다. 이는 천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김 사장은 특허청장 시절 임직원들의 해이해진 근무 기강을 바로 세운 일화도 있다. 한전 사장 자리는 김 사장으로서는 마지막 공직일지 모른다. 사심을 버리고 명분을 생각한다면 한전은 거듭날 수 있다. 

아직은 한전에서 김 사장의 존재감이 없다.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지만, 취임 초라는 점이 큰 몫을 차지할 것이라고 믿고 싶다.

에너지 분야를 대표하는 한전, 에너지와 산업 분야를 잘 아울렀고 민간 기업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은 김 사장이 잘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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