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전반 아우르는 에기본 만들어야
재생에너지 전반 아우르는 에기본 만들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9.03.0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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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이번 달 최종 발표를 앞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정책을 최종 조율하는 자리에서 정책 목표가 당초보다 후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애초 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40% 안을 두고 논의를 계속해 왔지만 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여 30~35%로 하향 조정하기로 사실상 합의에 이르렀다.

에기본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40년까지 40%로 할 경우 이는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고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따라서 산자부가 하향 조정을 하게 되면 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은 10%에도 도달하지 못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재생에너지는 새로운 에너지 산업이다. 어떤 분야의 산업이던 기존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의 에너지 산업구조가 원전과 석탄이 탄탄히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여기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해서 우리는 지금 에너지 문제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우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재생에너지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에 에너지 논란의 홍역을 치렀다. 그 시간차는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20년 정도 차이가 있다.

유럽 국가들은 논란을 먼저 시작해 이제는 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보다 경제성이 더 높은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유럽 국가들의 20여 년 전 재생에너지 정책 목표는 한 해 1%씩만 재생에너지를 늘려나가자는 것이었다. 이제 유럽 국가 상당수가 2050년쯤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해 1%. 작아 보일지 모르나 실상 엄청나게 크다. 우리가 재생에너지에 전력투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2040년까지 한 해 0.5%도 늘려나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정부가 표방하는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을 과연 갖출 수 있겠는가? 정책의 수립은 전문가들의 견해를 바탕으로 정부가 만드는 것이지만 정부 당국의 의지가 더 우선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지만 정부 당국에서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목표치를 높일 수 있고 그에 따른 정부 정책을 입안할 수도 있다.

허황된 수치를 제시하여 국민을 호도해서는 안 되지만 정책은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현실 진단 바탕 위에 정책 목표를 제시할 수도 있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발전 분야에만 국한하는 것은 정책을 왜곡시키는 것이다. 에너지원이 모두 전기로 수렴되고 있어 발전 분야가 더 크게 보일 수는 있다.

하지만, 수송용 및 광열용, 산업용 에너지원 등 소비되는 모든 에너지원을 100으로 보면 여기서 발전(發電)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4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재생에너지는 모두 전력 생산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

일례로 바이오디젤이 전력 생산에만 사용되는 신재생에너지원은 아니지 않은가. 정부는 정작 이런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을 간과한 채 재생에너지 생산 및 소비 분야와 이용률을 높이는 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대신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재생에너지 비중만 강조하는 것이다.

발전은 물론이 고, 수송, 광열,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율을 2040년까지 40% 높이자는 정도가 돼야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토론에서 태양광이나 풍력에 매달리는 것이 한계가 있다고 보고 수력이나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긴 하나, 정책에 포함할지는 미지수다.

워킹그룹은 에기본을 이달 중에 발표한다는 계획으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계획에서 전체 재생에너지에 대한 문제를 다루지 않고 일부 전력 재생에너지 문제만을 다룬 것은 커다란 정책오류다.

에기본을 꼭 이달 중으로 완성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1~2년의 시간이 더 걸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재생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는 에기본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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