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서] 자꾸만 잊어버리는 절약의 진짜 이유
[양재천에서] 자꾸만 잊어버리는 절약의 진짜 이유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3.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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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희 기자
조강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니, 계산기를 두드리는 손길도 바빠진다. 발전업계도 고민이 깊다. 우리가 선택할 고효율 연료는 무엇인가. 과거에는 정답이 간단했다. 생산비용이 적게 들어야 했다.

저렴하면서도 열량이 높은 연료가 1순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무리 열량 높고 저렴해도 소비 비용, 다시 말하면 폐기 비용을 따지지 않으면 안 된다. 

친환경 에너지원은 어떤 측면에서 이 폐기 비용이 적거나 없는 에너지원이다. 솔직히 폐기하는 데 비용을 들이지 않는 에너지원은 없다. 심지어 신재생에너지라 해도 부산물로 기자재가 남는다. 풍력의 블레이드나, 태양광의 패널 등 기타 기자재를 완벽하게 재활용하거나 아예 자연으로 완전하게 되돌릴 수는 없다. 

LPG나 LNG와 같은 가스류도 실제로 완벽하게 친환경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지 몇 가지의 연료 가운데에 그나마 좀 나은 수준일 뿐이다. 특히 화석연료는 석유와 가스, 석탄을 막론하고 이들의 연소과정에서 배출하는 물질 가운데에는 아직 규명해야 할 것이 널렸다.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의 소비에 따른 폐기 비용은 이 자리에서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문제다.

그나마 이들이 ‘친환경 노선’을 타는 방법은 각 발전소에서 나오는 입자상 물질 등의 기체 폐기물, 방폐물과 석탄회 같은 고체와 액체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과연 해결되는 문제일까. 아니 그런 방법이 과연 있기나 한가. 찾아도 없을 가능성이 크고, 있다면 최소한 돈이 많이 드는 순환 오류에 빠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절약밖에 없다. 우리가 쓰지 않으면 누군가는 쓰겠지만, 더 이상의 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절약해야 한다.  

국내 생활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재활용 시스템 부재도 한 몫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생활용품 생산량이 너무 많은 점이다. 생산된 새 물건은 결국 헌 물건을 밀어낸다. 생산 주기가 빨라진 것이 폐기 주기를 빠르게 만들었다. 

발전 산업에서도 메카니즘은 똑같다. 생산되는 전기의 양만큼, 미세먼지 같은 각종 고체·액체·기체 배출물과 폐기물이 증가하는 것이다. 물론 발전소만이 아니라 굴뚝산업 공통의 문제다. 그래서 당장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중국 탓을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아예 없다고 말하기도 멋쩍은 게 우리 처지다. 

절약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 제도를 발전업계에서 연구해야 한다는 게 아이러니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이전에 지녔던 관성을 깨야 한다. 각종 폐기물과 배출물 문제에 눈감고, 단지 연료비에만 목을 매던 데서 벗어나는 것이 복지관에 선물을 보내는 것보다 더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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