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낙엽 등에 불티 옮겨붙어 발화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4일 강원 고성·속초에서 발생한 산불의 원인이 특고압 전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에서 시작됐다는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왔다.
강원지방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따르면 특고압 전선과 개폐기를 연결하는 리드선이 떨어져 나가면서 발생한 ‘아크 불티’가 마른 낙엽과 풀 등에 붙어서 최초 점화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아크’는 전기적 방전 때문에 전선에 불꽃이나 스파크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과수는 당시 동해안 지역에 분 강풍이 고압 전선을 반복해 흔들면서 굽혀지는 힘이 작용해 전선이 끊어진 것으로 봤다. 지난 4일 불이 시작될 무렵인 오후 7시쯤 기상청 미시령 자동관측장비에는 순간 초속 35.6m의 중형 태풍급 강풍이 관측됐다.
이 강풍에 전선이 떨어져 나간 뒤 전기 스위치 역할을 하는 개폐기 리드선과 연결된 부위가 전신주와 접촉하면서 아크가 발생했다는 게 국과수의 감정 결과다.
한전은 강풍으로 날아온 외부 이물질이 개폐기에 연결된 전선과 부딪혀 강한 아크가 생기고, 이때 발생한 불티가 마른 풀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은 상태다.
한전 측은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온 만큼 경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최종 입장을 빠른 시일 안에 발표하기로 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전신주 설치와 관리상 과실 유무를 집중적으로 수사한다. 감사원도 산불 이후 전국에 산재한 한전의 배전 설비 관리실태를 감사하고 있다.
고성·속초 산불은 지난 4일 오후 7시쯤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에서 발생했다. 이번 산불로 주택 518채가 불에 타고, 이재민 1072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