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내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몰려온다
‘가성비’ 내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몰려온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5.1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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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차그룹 전기차 국내 선봬
1회 충전 500㎞ 주행…4600만원
지자체, 전기버스 이미 도입·운행
업계 “품질 아직…보조금 집중 우려”

[한국에너지신문]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2020년 이후 전면 폐지되는 중국 현지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우리나라에 전기차를 수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2010년 신규 등록 대수가 61대에 그쳤던 전기차는 2014년 1308대, 2015년 2917대, 2016년 599대, 2017년 1만 3724대를 기록했다. 충전 인프라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지난해에는 무려 3만 대를 넘어섰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는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이 3종의 전기승용차를 출품했다. 이들 차종은 내년부터 국내에 판매되는데, 렌트·카셰어링과 택시 등에 우선 투입될 예정이다. 

베이징자동차 EX3 모델
베이징자동차 EX3 모델

베이징차의 소형 SUV EX3는 61.3㎾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501㎞(유럽 기준)를 달성했다. 가속페달로 가속과 정지를 한꺼번에 할 수 있다. 판매 가격은 모델별로 4300만~46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중형 SUV인 EX5는 현대차 투싼과 차체가 거의 비슷하다. 전장(길이) 4480㎜, 전폭(너비) 1837㎜, 전고(높이) 1637㎜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15㎞를 달릴 수 있다. 차선이탈 경고, 사각지대 감지, 차체 제어 등을 탑재했고, 가격은 4500만~4800만원대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제휴해 만든 중형 세단 EU5는 지난해 11월 중국에 출시한 뒤 7개월여간 4만 6000여 대가 팔렸다. 60.2㎾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60㎞다.

운전자의 사용습관을 스스로 학습해 운전자의 손과 눈을 자유롭게 하는 혁신적인 인공지능(AI) 시스템 ‘다윈(Darwin) 시스템’을 탑재했다. 

중국산 상용 전기차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해 지자체와 관공서 등이 특히 선호하고 있다. 베이징차는 최근 중형 전기저상버스인 ‘그린타운 850’의 배출·소음 기본인증을 통과했고, 이달부터 국내에 시판한다.

이미 이 회사의 계열사인 포톤이 제작한 전기시내버스는 강릉시가 지난해 도입해 평창올림픽 기간동안 운행했다. 이 회사는 향후에도 전기 미니버스와 전기트럭 등의 점유율을 높이기로 했다. 

서울시도 2020년까지 전기버스 700여 대를 노선버스로 공급하기로 한 프로젝트에서 1차 구매 대상으로 중국산 버스(하이거) 10대를 구매했다.

중국산 전기차 가격이 저렴한 이유는 바로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팩 덕분이다. 배터리팩은 전기차 가격을 구성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업계는 관세와 물류 비용 등을 고려해 국내 가격을 조정하더라도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산 전기차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업계는 중국산 전기차가 가격 우위에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화석에너지 사용 등에 문제가 있고 아직까지는 품질을 수평 비교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전기차 보조금이 중국 현지에서는 이미 끝난 만큼, 국내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집중적으로 보조금이 들어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양한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어 국내에도 관공서와 버스회사 중심으로 중국산 전기차가 도입되고는 있지만, 중국발 산업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을 자동차 산업이 차지할 것이라는 의심이 드는 만큼 무분별한 보조금 지급은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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