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폐기물에너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전문가 칼럼] 폐기물에너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오세천 공주대학교 교수
  • 승인 2019.06.1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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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천 교수
오세천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현재 우리는 각종 에너지 사용에 매우 익숙해 있다. 특히 전기에너지는 일단 생산되면 여러 분야에 매우 손쉽게 사용될 수 있어 생산 방법에 대한 사회적 이슈 또는 전력 요금과 관련된 문제가 대두될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생활 속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비되고 있다.

이러한 전기에너지는 원자력, 석탄화력, 천연가스발전 등의 방법과 일부 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 폐기물 및 연료전지 발전 등을 통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에너지 생산 방법 중 실제 생산방법을 고려해 보면 모두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원자력은 안전성 및 사용후핵폐기물, 석탄화력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태양광과 풍력은 입지에 대한 환경성, 바이오와 폐기물은 미세먼지 및 환경성 문제들로 그 어느 것도 사회적 이슈에서 자유롭지 않다.

연료전지 또한 발전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라 할 수 있으나 현재 대부분 천연가스의 개질을 통해 생산되고 있는 수소를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천연가스발전 또한 대부분 입지 선정에 있어서 주민들의 반발을 겪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또한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재 매우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가져오고 있는 발전원 중의 하나는 폐기물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나주 열병합발전시설의 경우 완공된 후 17개월이 넘도록 주민수용성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구성된 민관협력 거버넌스가 8차례에 걸친 회의를 열고도 주민수용성 조사를 위한 환경영향조사의 시험가동조차 유해 물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결국 합의가 무산됐다. 

과연 열병합발전시설과 같이 대기오염방지시설이 철저히 구축되어 있는 대형시설의 짧은 기간 시험가동에서조차 우리가 걱정하는 수준의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면 이미 수십 년간 운전되고 있는 외국이나 서울시 소재 대형 소각시설의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생활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나주 열병합발전시설이 시험가동조차 못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는 타 지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고형연료를 반입할 수 없다는 지역적 정서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국내 현실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지자체 소각시설은 각 시도의 주민이 밀집되어 있는 중심지역보다는 타 시도와의 접경 지역에서 운영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러한 경우 과연 폐기물의 발생지 처리 원칙이라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정된 좁은 국토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행정적으로 구분되어 있는 지역 정서가 작용하는 것이 전체 국가적인 측면에서 과연 얼마나 바람직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수천억원을 들여 건설된 시설이 시험가동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폐기물에너지 시설의 현실이다. 

이미 우리는 방치폐기물 문제로 폐기물 관리에 있어서 환경적으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방치폐기물 문제가 계획된 여러 고형연료 열병합발전시설의 취소 또는 중단과 깊게 연계되어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유럽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는 폐기물에너지가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로부터 발생되는 사회적 갈등과 환경적 문제는 누가 과연 책임을 질 것인지, 현재 우리 사회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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