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폐패널 재사용 확대...득일까 실일까
태양광 폐패널 재사용 확대...득일까 실일까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9.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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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정부·업계 ‘태양광 패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 업무협약’ 체결
회수 체계 및 재활용 기반 마련..2023년부터 본격 실시 계획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정부 정책에 따라 보급이 확대된 태양광 패널이 2020년 이후 수명이 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폐패널 처리를 두고 태양광 업계와 정부가 환경에 해가 없는 처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환경부(장관 조명래), 한국태양광산업협회(회장 이완근)은 지난달 28일 서울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 타임스퀘어) 호텔에서 ‘태양광 패널(모듈)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는 생산자(제조·수입자)에게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현재는 냉장고, 세탁기, 포장재 등 43개 품목에 적용된다.

이번 태양광 패널의 EPR 도입은 전국적으로 설치가 확대돼 온 태양광 패널의 사용기한인 20∼25년이 도래함에 따라 폐패널 처리과정에서 환경오염 발생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폐패널 발생량은 지난 2017년 17톤, 2020년 191톤으로 증가했고 오는 2023년에는 9665톤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마땅한 처리 방안이나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일각에서 향후 폐패널이 환경오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재활용 시 유리,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등 유용한 자원으로 회수가 가능하나 재활용 의무도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방안 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 이후 산자부, 환경부 및 태양광업계는 폐패널의 재사용·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이어왔다.

정부와 업계는 이날 협약을 통해 2022년까지 태양광 폐패널 회수·보관 체계 구축, 재활용 기술개발 등 관련 기반을 마련하고 2023년부터 태양광 패널에 EPR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EPR이 시행되면, 생산자는 수거, 운송 등의 재활용 체계를 구축해 환경부가 부여하는 재활용 의무율에 해당하는 양의 폐패널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이날 정부와 업계는 실증사업, 제도 정비 등을 통해 EPR 도입 시 업계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상호 협력할 것도 협약했다. 현재 생산(수입)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kg 당 약 17원의 폐기물 부담금을 납부해야 한다.

주영준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EPR 도입이 국민이 가진 폐패널에 의한 환경 훼손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재활용 기술 개발 등을 통해 폐패널 재활용을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고 아직 초기단계인 해외재활용 시장에도 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형근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은 “태양광 패널 EPR 도입을 통해 소각되거나 매립되는 패널의 양도 줄이고, 알루미늄, 실리콘, 유리 등 유가금속도 회수할 수 있어 많은 편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태양광 업계 실익 저울질..이완근 태양광산업협회 회장,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성장 기대"

한편, 관련 업계는 태양광 패널 EPR 제도가 업계에 미치는 실익을 저울질하고 있다.

도입에 회의적은 측은 일정금액의 회수부과금이 모듈기업에게 부과되면 부담이 늘어나 이는 결과적으로 태양광 ‘제품’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밸류체인으로 연결된 태양광산업의 특성상 이는 단순히 모듈업계의 문제만이 아니고 제조와 시공 및 발전사업 분야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관련 분담금이 적정수준으로 정해지고 폐기물 부담금과 이중과세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규정 마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태양광 산업의 특성인 ‘친환경 태양광’ 이미지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미래 에너지산업으로 주목받는 태양광을 ‘에너지를 생산 후 폐기하는 과정까지 환경에 적은 영향을 미치도록 관리하는 것’은 산업의 성장을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이다.

이완근 태양광산업협회 회장은 “태양광이 환경 훼손 우려가 없는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 성장하기 위해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며 “친환경, 고효율 및 재활용 기술 개발도 적극 추진해 세계 최고 수준인 태양광 기술을 진일보시키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정부와 태양광업계가 ‘태양광 패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환경부 송형근 자연환경정책실장,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이완근 회장, 산업통상자원부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지난달 28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에서 정부와 태양광업계가 ‘태양광 패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도입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환경부 송형근 자연환경정책실장,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이완근 회장, 산업통상자원부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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