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 ‘눈앞’
두산중공업,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세계 5번째 독자모델 보유 ‘눈앞’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9.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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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과제 개발 중인 270MW급 대형 가스터빈 최종조립 현장 공개
두산중공업이 대한민국 최초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독자모델이 설치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대한민국 최초로 개발한 발전용 대형가스터빈 독자모델이 설치되고 있다.

[한국에너지신문] 대한민국 최초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독자모델이 위용을 드러냈다. 두산중공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국책과제로 개발 중인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초도품의 최종조립 행사를 창원 본사에서 18일 열었다. 현재 제조 공정율 약 95% 수준으로 연내 사내 성능시험에 돌입한다. 시험에 성공하면 한국은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와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기술을 보유한 5개 국가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연구개발 1조원 투자 6년 만에 완성…2030년까지 약 10조원 수입대체 가능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추진한 한국형 표준 가스터빈 모델 개발 국책과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 동안 해외 제품에 의존했던 발전용 가스터빈의 국산화를 목적으로 실시한 과제다. 사업 추진을 위해 정부는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두산중공업도 자체적으로 총 1조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책과제에는 두산중공업과 함께 21개의 국내 대학, 4개의 정부 출연연구소, 13개의 중소 중견기업과 발전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어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기계공학 분야 ’꽃’ 발전용 가스터빈

복합발전효율 60% 이상…대용량 고효율

두산중공업이 개발한 DGT6-300H S1 모델은 출력 270MW, 복합발전효율 60% 이상의 대용량, 고효율 가스터빈이다. 40000여개의 부품 가운데, 가스터빈 내부에 450개가 넘는 블레이드(날개)가 있는데 블레이드 1개 가격이 중형차 1대 가격과 맞먹는다. 또한 가스발전(LNG)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발전의 8분의 1,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3분의 1 이하 수준이다.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제작 공급망

발전용 가스터빈은 ‘기계공학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최신 가스터빈의 경우 핵심 기술은 △1500℃ 이상의 가혹한 운전조건에서 지속적으로 견디는 ‘초내열 합금 소재 기술’ △복잡한 형상의 고온용 부품을 구현하는 ‘정밀 주조 기술’ △대량의 공기를 최신 압축기 모델 기준 24:1까지 압축하는 ‘축류형 압축기 기술’ △배출가스를 최소화하는 ‘연소기 기술’ △압축기·연소기·터빈의 핵심 구성품을 조합시키는 ‘시스템 인테그레이션 기술’이 조화된 최고 난이도 기계기술의 복합체다.

두산중공업 기술연구원 이종욱 박사(상무)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항공기 제트엔진을 모태로 출발했지만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급격한 기술발전을 이뤄냈다”며 “1500℃가 넘는 고온에서 안정성과 내구성을 보증하는 첨단소재 기술 등 이번에 개발한 270MW 모델에 적용한 일부 기술은 항공용 제트엔진의 기술력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한 국책과제 모델은 한국서부발전이 추진하고 있는 500MW급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공급돼 2023년부터 상업운전에 돌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 모델 외에도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최신 사양의 후속 가스터빈 모델(380MW급), 신재생 발전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100MW급 중형 모델 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현존 국내 가스터빈 140여기 전량 수입

18GW 건립 시 10조원 대체 가능

현재 국내 발전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가스터빈은 총 149기로 전량 해외 기업 제품이다. 가스터빈 구매비용 약 8.1조원에 유지보수, 부대 및 기타비용 약 4.2조원을 고려하면 약 12조 3000억원에 이른다. 2017년 말 발표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과 노후 복합발전소, 석탄발전소 리파워링을 고려하면 가스터빈이 필요한 신규 복합발전소는 2030년까지 약 18GW 규모로 건설될 전망이다. 평균적으로 kW 당 가스터빈 비용으로 미화 480달러가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하면 18GW 복합발전소 증설에 국내산 가스터빈을 사용할 경우 약 10조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발전원별 대기오염물질 비교(자료=산자부)
발전원별 대기오염물질 비교(자료=산자부)

여기에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 서비스사업과 해외시장진출까지 고려하면 그 파급효과는 훨씬 커진다. 미국의 IHS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는 전 세계적으로 2018년부터 2028년까지 총 432GW의 가스발전이 신규 설치될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외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통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을 연 매출 3조원, 연 3만명 이상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하는 주요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계획이다.

 

박지원 회장, “발전용 가스터빈은 중대한 결실”

연구개발센터 전격부하시험장 등 준공해 기술 자립 실현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을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자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 창원 본사는 물론 미국 플로리다, 스위스 바덴에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위한 별도의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했다. 또한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창원 본사에 정격부하(Full Speed Full Load) 시험장을 준공했다. 이 곳에서 3000개 이상의 센서를 통해 가스터빈의 진동, 응력, 압력, 유체와 금속의 온도를 모니터링 하는 등 종합적인 성능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두산중공업의 국산화 대형가스터빈이 설치될 김포 열병합발전소 사업 개요.
두산중공업의 국산화 대형가스터빈이 설치될 김포 열병합발전소 사업 개요.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도 일찌감치 준비하고 있다. 가스터빈 제조사들은 기기 공급뿐만 아니라 공급 후 유지보수, 부품교체 등의 서비스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미국에서 가스터빈 핵심부품에 대한 정비, 부품교체, 성능개선 등 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를 인수했다. DTS는 현재 국내 상업운전중인 대부분 가스터빈 모델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가스터빈은 현재 일부 전기제어센서를 제외하면 전부 국산화를 달성했다. 설계자립화 100%, 국산화율 90% 이상이며, 일부 고온부품을 일본에서 공급받고 있으나 발전 분야는 핵심 전략물자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현재로선 영향이 없다. 만약 추후 핵심 전략물자 대상에 변동이 생기더라도 일본 공급사가 내부 자율준수 규정(ICP) 등록을 하면 기존처럼 신속하게 수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은 “격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다각화하는 노력을 펼쳐왔는데, 오랜 노력 끝에 발전용 가스터빈을 개발하게 됨으로써 매우 중대한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며 “국내 230여개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항공기 제트엔진과 동일 기술…4개국만 기술보유

발전용 가스터빈은 압축된 공기와 연료를 혼합·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고압의 연소가스의 열에너지를 터빈의 블레이드를 통해 회전력이라는 기계적 에너지로 전환해 터빈에 연결된 발전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내연기관이다. 국내에서는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주로 사용한다.

가스터빈은 최첨단 기계기술로 통칭되는 항공기 제트 엔진과 동일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터빈에서 생성된 회전력으로 발전기를 구동하고, 제트 엔진은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차이가 있다. 해당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정도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핵심적인 국가 전략상품으로 기술유출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발전소에서 가스터빈 보수작업시 해외 메이커에서는 국내 발전소 고객사 마저도 작업상황을 볼 수 없도록 차단막을 치고 작업을 할 정도다.

가스터빈의 클래스 구분(자료제공=두산중공업)
가스터빈의 클래스 구분(자료제공=두산중공업)

산업용 가스터빈은 통상 5~20MW급을 소형, 30~150MW급을 중형, 150~300MW급을 대형, 300MW급 이상을 초대형 가스터빈으로 구분하고, 가스터빈에 적용된 기술의 수준이나 터빈 입구온도에 따라 D급~H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가스발전(LNG)은 황산화물 및 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석탄발전에 비해 초미세먼지(PM 2.5) 및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다. 산자부가 공개한 ‘발전원별 대기오염물질 비교’ 자료에 따르면 가스발전(LNG)의 초미세먼지(PM 2.5) 배출은 석탄발전의 1/8배, 직접 배출되는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은 석탄발전의 1/3 이하 수준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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