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에너지 전환 2주년 성과와 과제’ 포럼에 부쳐
[사설] ‘에너지 전환 2주년 성과와 과제’ 포럼에 부쳐
  • 한국에너지
  • 승인 2019.11.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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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과 태양광만 재생에너지?…에너지 정책 기본부터 체크해야

[한국에너지신문] 지난달 24일 에너지 전환 2주년 성과와 과제라는 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이 기간 동안 에너지 원단위는 연 평균 1.2%.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0.4%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 대비 10.8% 증가했다는 자료를 내놓았다.

현 정부가 에너지 전환이라는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룬 성과로 보아야 하겠다. 에너지 전환의 양대 축은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다.

연구원의 자료를 신뢰한다면 원 단위가 연 평균 1.2%씩 개선되었다면 상당한 성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은 한 해 10% 이상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괄목할 만한 성과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태양광과 풍력 이외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 관심도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실상 이 두 가지 재생에너지 이외에는 정책의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다. 재생에너지의 기본은 다양한 내수(內需) 에너지 자원의 개발이다. 제1차적으로 바이오‧수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이 산업 선진국들이 해온 산업발전의 과정이다.

우리는 이 과정을 뛰어 넘어 풍력‧태양광에 매달리고 있다. 그리고 열에너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책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 정부가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추진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볼 때, 진정한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열 에너지 산업은 이미 사양 산업이 되었고 수력 에너지는 모든 사업자가 적자와 도산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이에 관심을 두고 있는가. 풍력과 태양광 설비 규모가 커진다고 우리가 재생에너지 경쟁력이 생기는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산업 정책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써 온 것은 매우 현명한 일이었으나, 한 두 가지에만 집중하다 보면 폐단도 많이 일어나게 된다. 해외자원개발이나 태양광이 시장에서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다. 정부 차원에서 지나치게 추진하는 사업은 언젠가는 역풍을 맞게 되고 그 여파는 산업의 질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면서 명심해야 할 일은 에너지 수입을 부추기는 정책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목재 연료 시장을 과다하게 만들어 해외에서 수입하는 판국에 최근 수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수소 수입까지 거론되고 있다. 에너지 정책의 기본 중의 기본은 자립과 독립이다. 얼마든지 국내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원을 수입한다면 그 의미가 반감된다.

에너지 전환 정책을 가로막는 걸림돌 가운데 하나로 ‘민원의 급증’을 들 수 있다. 지난해 태양광 민원은 560건으로 전년 146건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물론 시장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과 국민들의 에너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 겹쳐 민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올바른 정보를 널리 퍼뜨리는 일, 홍보(弘報)다. 이날 포럼에서는 해외 사례도 소개되었는데 정부는 이러한 사례를 참고하여 대국민 홍보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는 이미 석탄이나 원전을 뛰어 넘고 있다. 그리고 유럽 국가들의 대부분은 2050년까지 ‘탄소 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탄소 제로 정책의 첫 번째 수단으로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들에 비하면 우리의 에너지 전환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40년까지 에기본에서 제시한 에너지 정책, 특히 재생에너지의 기본을 모르는 듯한 설익은 정책 목표와 추진 체계로는 도저히 에너지 선진국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 에너지 전환 포럼에서 우리나라에 적합하고, 선진국들을 따라 잡을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선도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왔어야 포럼의 의미를 더욱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좋은 정책을 위해서는 정부는 업계 탓, 업계는 정부 탓을 하며 ‘핑계의 핑퐁 게임’이나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각 에너지원별 업계는 업계대로 안전성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정부는 정부대로 눈을 크게 뜨고 소외를 당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챙겨 보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할 일을 제대로 열심히 해야 열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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