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기술 진보의 가늠자, 이젠 순수전기차 시대다
배터리 기술 진보의 가늠자, 이젠 순수전기차 시대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20.01.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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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내연기관차→다시, 전기차
삼성SDI 전기차 셀라인업
삼성SDI 전기차 셀라인업

[한국에너지신문]국제유가가 출렁거리면 내연기관차량 운전자는 지갑에서 돈이 더 나갈까 염려한다. 하지만 전기차 운전자라면 그런 걱정에서 조금은 자유롭다.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전기차 역시 국내에서는 연료비에 대한 고민 때문에 각광을 받았던 역사가 있었다. 최근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순수전기차는 유가에 대한 걱정을 넘어서 배터리 기술의 진보와 상용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순수 전기차(EV) 개요도
순수 전기차(EV) 개요도

초창기 자동차는 내연기관차 아닌 전기차 
내연기관차가 현재까지 자동차의 역사를 이끌어오고 있기에 자동차와 기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동차는 가솔린과 디젤 등 석유를 연소하여 엔진을 가동하는 내연기관차를 의미한다. 하지만 초창기의 자동차는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였다. 
1824년 헝가리의 아뇨스 예들릭   (A′nyos Jedlik)은 전기모터를 적용했던 최초의 전기차를 만드는 시도를 했다. 이러한 시도는 이외에도 몇몇 발명가들이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영국의 로버트 안더슨(Robert Anderson)은 1832년 최초의 전기 마차를 개발했으며, 1859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Gaston Planté)가 운송수단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충전식 납축전지를 발명하면서 전기 동력원 개발이 활발해졌다. 가스통 플랑테의 이름을 딴 플랑테 전지(납축전지)는 지금도 내연기관 차량에서 사용되고 있다. 1899년 벨기에의 카미유 예나치(Camille Jenatzy)는  ‘결코 만족하지 않는다(La Jamais Contente)’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개발해 처음으로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리기도 했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도 배터리를 장착해 비교적 장거리까지 운행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도 강릉의 ‘참소리박물관’에서 1913년에 만들어진 에디슨 전기차를 만나 볼 수 있다. 에디슨은 10년 동안 무려 5만 번의 시험 끝에 개발한 배터리를 내장한 전기차를 개발했다. 강릉의 에디슨 전기차는 전 세계에 딱 3대 있는 차량 가운데 하나다. 이 차는 자동차 앞뒤로 500kg에 달하는 배터리를 장착하다 보니 차의 최대 시속은 35km에 불과했고, 배터리를 완충하는 데만 7시간이 걸렸다. 헨리 포드와 함께 값싼 전기차를 목표로 개발한 이 차량은 충전의 번거로움, 무거운 배터리 등 단점 때문에 상용화되지 못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개요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개요도

전기차 경쟁력 상실의 원인, 유가 하락 
1800년대 말에야 선을 보인 내연기관차보다 약 50여년 가량 더 먼저 개발된 전기차는 1900년대 초까지 호황을 누렸으며, 실제로 1900년대 미국 도로 위의 3분의 1 이상이 전기차였다. 당시 전기차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냄새와 소음이 적었으며, 크랭크를 돌려야 하는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편리하게 시동을 걸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당시 상류층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일명 ‘마담차’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던 전기차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에서 점점 사라지게 된다. 이는 유가가 크게 하락한 데 그 원인이 있다. 1920년대 텍사스 원유 발견과 함께 가솔린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1913년 포드가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해 내연기관차를 대량생산하면서 전기차는 시장에서 그 경쟁력을 잃었다. 
한편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된 내연기관차는 대체로 독일의 칼 벤츠(Karl Benz)가 1885년에 개발해 1886년에 특허를 취득한 3륜차 모토바겐이라는 설이 우세하다. 1900년대 당시 전기차의 인기가 한 풀 꺾이고 난 뒤부터 내연기관차는 현재까지도 도로 위의 주종 자동차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내연기관차는 최근 들어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그리고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에 대한 갈망 때문에 전기차에 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전기차가 ‘과거의 자동차’에서 ‘미래의 자동차’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유럽·중국 환경 규제 강화, 전기차 ‘컴백’ 
전기차가 미래의 자동차로 주목받은 것은 대략 1980년대부터다.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내연기관차의 대기오염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 때 경유는 황화합물 함량, 휘발유는 납화합물의 함량이 대기오염과 직결되는 문제로 대두됐다. 이 시기부터 세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 차량 개발에 뛰어들었고, 2000년대 들어 전기차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다. 
시장조사 기관 IHS 마킷에 따르면, 2017년 33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 규모는 연평균 25% 성장해 2025년 1600억 달러(약 182조원)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1490억 달러(약 169조원)로 성장할 전망인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배터리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는 일등공신은 역시 전기차로, 2020년을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관련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양대 축인 유럽과 중국의 환경 규제 관련 정책 강화가 전기차 수요 확대의 원동력이다. 유럽연합(EU) 의회는 2021년까지 유럽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km당 95g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가솔린·디젤 차량은 줄이고 전기차 모델을 대폭 늘려야한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신차 판매의 2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충전소 등 인프라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연기관차vs전기차, 겉모습 빼고 다 다르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는 차이점이 많다. 일단 에너지원이 다르다. 기존 자동차는 가솔린, 디젤 등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한다. 하지만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한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기존의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동력시스템 또한 다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엔진을 사용하지만, 전기자동차는 전기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기 위해 모터를 사용하게 된다. 
연료와 에너지를 저장하는 방법도 다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속이 비어 있는 연료 탱크에 액체류의 화석연료 혹은 LPG 가스를 저장하지만,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에 전기에너지를 직접 저장한다. 이외에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는 다른 점들이 많다. 

하이브리드카(HEV) 개요도
하이브리드카(HEV) 개요도

전기차의 엔진, 전기모터와 배터리
전기자동차는 하이브리드카(HEV,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순수 전기차(EV, Electric Vehicle)로 구분된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을 전기모터와 배터리가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가에 따른 분류다. 
EV는 100% 전기에너지로만 주행하는 전기차다. ‘혼합물’이라는 의미의 하이브리드(Hybrid)가 붙은 HEV와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가 혼합된 형태다. 두 차량의 차이점은 주동력과 보조동력이 다르다는 것. HEV는 주동력원이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생성되는 고온 고압의 열에너지이고 보조동력원이 전기에너지다. PHEV는 주동력원이 전기에너지이고, 보조동력원이 화석연료다. 
HEV에서 전기모터는 가속 시 출력 보조 역할을 한다. 연비 향상과 배기 가스 감소를 담당해 준다. 배터리 충전은 차량 제동 시 혹은 엑셀레이터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의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회생제동 충전과 주행 중에 엔진이 모터를 작동시켜 충전하는 방법 두 가지로 구성된다. 이 차량에서는 전기모터가 보조동력이기 때문에 용량은 작지만 뛰어난 출력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배터리가 필요하다. 
PHEV는 HEV와 반대로 주동력원이 전기에너지다. 따라서 일반 주행 시에는 전기모터로만 운행하지만, 고속 또는 장거리 주행 시 내연기관을 함께 사용한다. PHEV는 HEV와 같은 방법으로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충전 방법은 콘센트로 스마트폰을 충전하듯 외부에서 콘센트를 꽂아 전기에너지를 충전한다. 
주로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PHEV용 배터리는 HEV에 비해서는 출력은 조금 낮아도 되지만,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도록 에너지 밀도가 높거나 용량이 커야 한다. 
 
100% 전기에너지 주행 순수 전기차
EV는 100% 전기에너지로만 주행하는 자동차다. 따라서 HEV나 PHEV와는 달리 내연기관은 없고, 전기모터와 배터리만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화석연료를 열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큰 소리와 진동이 생긴다. 하지만 EV는 배터리에 저장되어 있는 전기에너지를 모터로 이동시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소음이 전혀 없다. 심지어 소음과 진동이 없어서 ‘자동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시동을 켰는지 껐는지조차 분간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 소비자 불만 사항으로 접수될 정도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연료를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들이 차량 뒤쪽의 배기가스 배출구로 나온다. 하지만 순수전기차는 배기가스 배출구가 없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 부산물이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EV는 내연기관의 도움 없이도 일반 자동차와 똑같은 성능을 발휘해야 한다. 장거리 고속 주행을 해야 한다. 따라서 EV용 배터리 셀은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야 하고, 한 번에 많은 힘을 낼 수 있도록 고출력 성능을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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