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력 산업의 현주소
소수력 산업의 현주소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3.3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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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 민간 소수력 발전 사업자가 거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판매 가격이 120원 수준에서 80원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한여울 방우리 소수력도 적자다.
다른 발전소는 말할 것도 없다.
이러한 현상은 오래 지속되어 2016년 이후 민간의 소수력 개발은
단 한건도 없는 실정이다.
청평수력발전소 전경
청평수력발전소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이달 18일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제성이 있다는 봉화에 위치한 한여울 소수력(이하 수력) 발전소를 찾았다.  한여울 수력 조석현 사장. 방우리 수력을 운영하는 김상승 사장. 정선수력을 운영하는 동양기술단 김춘동 사장이 취재에 응했다.

김상승 사장은 재생에너지협회 수력협의회 의장 조석현 사장은 감사를 맡고 있고 김춘동 사장은 수력발전기 검사업무도 하고 있어 실상 우리나라 민간 수력발전 산업을 이끌어 가는 대표적 인사들이다.
‘어떻습니까?’ 인사차 건넸더니 돌아온 답변은 ‘죽겠습니더’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 한마디가 민간 수력사업자들의 모든 것을 대변하듯 들렸다. 한여울 수력은 산을 400미터나 터널 수로를 만들어 낙차가 24미터에 이르는 국내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발전소다. 설비용량은 2400KW. 수차는 5기가 설치되어 있다.
2019년도 매출은 약 7억원. 운영비로 쓰고 남은 돈은 없다. 회계상으로는 적자다. 그리고 효율이나 입지가 좋기로 소문난 발전소가 금산의 방우리 수력발전소다. 이 발전소는 2013년을 전후하여 연 매출이 20억 원 정도였다. 그러나 2016년 이후 매출은 7~8억 원 수준을 맴돌고 있다.
정선수력은 수력발전 전문가이기도 한 김춘동 사장이 얼마 전 약 45억 원에 매입한 발전소다. 전문가로서 운영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매입했다고 한다. 용량은 1920KW. 보수 검사 등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어 겨우 현상유지 수준이라고 한다.

전기연구원이 주관사가 되어 조사한 민간 수력발전사업자들의 2017년도 제무제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천소수력은  24천만 원 적자. 극동소수력은 86백만 원 적자. 삼한에너지는 24백만 원 흑자(2016). 청풍에너지는 374백만 원(2015) 흑자. 크린에너지 341백만 원 흑자. 한여울 117백만 원 적자를 기록했다. 홍익이엔알은 53백만 원 (2015) 흑자. 대동기업은 30백만 원 적자. 대한수력은 233백만 원 적자. 신에너지 5백만 원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도 흑자를 낸 홍익이엔알은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17년도를 기준으로 한 재무제표로 보면 그래도 한 두 곳은 흑자를 내는 사업자가 없지는 않지만 최근 5년 이상 강수량이 적어 대부분의 민간 수력사업자들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날 만난 세 사람들의 평가다.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는 한여울. 방우리. 정선수력이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업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세 사람의 평가가 틀리지는 않을 것 같다.

민간 수력산업은 왜 적자를 보는가?
적자를 해소할 길은 없는가? 조석현 사장은 ‘가격을 올려주어야 해요’
민간 수력사업자들을 적자 구렁텅이로 내몬  최대의 요인은 판매가격이다.
산자부가 SMP를 개편하면서 수력사업들이 여기에 편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당시 SMP에 가입하면 판매가격이 KW당 120원 전후였다.
그러나 정부가 한전의 전력구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발전에 사용하는 가스의 세금을 지속적으로 인하해 지금은 SMP가 8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수력발전 판매가격도 80원 수준이다. 판매가격이 3분의1이나 깎인 것이다. 판매가격이 1~2원에 목숨 거는 것이 발전사업자들인데 40원이나 깎였으니 적자가 나지 않는 사업자가 있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지속되는 가뭄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한여울의 경우 겨울철에 눈이 많이 와야 봄철에 발전량이 많은데 최근 몇 년 동안 겨울철 가뭄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연평균 가동률이 40% 수준이라고 한다. 
민간 수력 발전소의 가동률은 최근 몇 년 동안 가뭄으로 전반적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날 이야기가 있었다.
이 와중에 용담댐의 물로 발전하는 방우리 수력은 하루 7.5톤을 방류해 주다가 최근 15톤으로 방류량을 늘려주고 있어 김 상승 사장은 ‘선물을 받았다’고 기뻐했다. 방우리 발전소는 터빈 4기중 2기를 가동하다 3기를 가동하게 되었다. 이처럼 민간 수력발전은 여건이 다양한 만큼 발전의 제약 요건도 다양하다. 저수지를 이용하는 경우는 농사철만 가동할 수 있고 자연하천을 이용 할 경우는 하천 수량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좌우 된다.

민간 수력발전 개발이 없다.
‘신규로 개발하는 곳은 어디 없어요?’
‘이 지경에 소수력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정신나간 사람이지요. 팔려고 내놓아도 살 사람도 없어요’ 김 상승 사장의 말이다.
민간 수력 사업자들이 적자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민간에서 수력발전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2016년 보은에 350KW, 광주에 50KW, 담양에 35KW 등 소규모 발전소가 건설 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민간이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동양기술단 김춘동 사장의 이야기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이 정부 들어 정작 소규모의 수력개발은 단 한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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