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2’ 저주의 숲에서 무슨 일이 일었나?
겨울왕국2’ 저주의 숲에서 무슨 일이 일었나?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20.04.2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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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워싱턴주재기자
김은영 워싱턴주재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오리무중’ 이라는 말은 안개가 너무 짙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상황판단이 불가능하다는 말로 알려져 있다. 연말 극장가의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2’는 ‘안개 속에 갇힌 저주의 숲’ 이야기다. 원래 이곳은 물, 공기, 땅을 원리로 삼아 부족들과 나라가 서로 협조하며 평화롭게 살았다. 어느날 하늘이 없어지고 항상 짙은 안개 속에 갇혀 살아야 하는 저주를 받게 됐다. 이 전설을 들으며 자란 겨울왕국의 공주들 언니 엘사와 아나 자매는 자신이 통치해야 할 나라에 국가의 존속을 위협하는 재앙이 일어난다. 그 재앙은 바로 저주의 숲과 관련이 있고 자매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서로 도우며 온갖 위기를 헤쳐나간다. 하지만 마지막 저주의 진원지로 가기 위해서는 엘사의 독단적인 결정이 필요했고 그녀는 ‘절대적인 힘’를 사용해 저주의 원인이 자신의 할아버지가 다른 부족을 배신하고 살인한 것이었을 알게 되지만, 곧 자신도 저주에 갇혀 얼음동상이 된다. 마음 착한 동생 아나는 언니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진실한 ‘사랑’과 ‘협력정신’으로 언니를 구해낸다. 그리하여 저주도 풀리고 그 숲의 주민에게 푸른하늘을 되찾아 주었다는 이야기다.

나도 저주의 숲에 갇혔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아침 출근 길은 특히 그렇다. 5시55분 기차를 타고 7시 10분경 종착지에 내려 밖으로 나와도 계속 안개속이다. 도시들을 관통해 달리는 기차 차창 밖은 보여야 할 도시는 없고 안개속 희미한 불빛만 가끔 보인다. 안개비로 옷깃을 적시며 걸어가면서 나는 걱정이 앞서고 또 슬퍼진다. 구름 위의 창조주가 흐느끼시는 것 같고 옷깃에 스민 축축함은 그의 눈물인 것 같다. 생태계의 물순환시스템이 완전히 악순환으로 전환되었음을 확인 시켜주기 때문이다.  
고온 신기록을 해마다 갱신하는 지구는 대지에서 엄청난 양의 수분이 증발되고 공기는 1도 올라갈 때마다 7%씩 수분을 더 많이 머금는다. 엄청난 양의 수분을 가지고 다니는 구름은 임계점이 넘는 지점에 전쟁을 방불케하는 파괴력으로 인명과 재산과 도시를 여지없이 물과 바람으로 파괴한다. 이러한 재앙의 진원지가 시작되는 곳이 일상의 짙은 안개이고 그 안개를 만드는 자는 화석연료의 중독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 모두이다.

한국일보 12월 24일자 풀 크루그먼 칼럼 “지구를 망가뜨린 정당”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다시 '저주의 숲’을 생각한다. 정치생명의 뿌리를 화석연료산업이 생산하는 검은기름에 깊이 드리우고 있는 그들은 지구를 파괴하는 온갖 정책을 시행하고 폭력과 배신 횡령, 사기, 돈세탁을 평생의 사업수단으로 삼은 갱단 두목 같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탄핵안에 한표도 던지지 않는 정당이다. 이것이 겨울왕국2 저주의 원인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그들만이 지구를 망친 사람들인가? 전기차를 선택할 수도 있고 태양광을 지붕에 올릴 수도 있고 플라스틱을 덜 쓸 수도 있고 음식물을 비료로 만들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우리는? 우리는 일상 속에서 매일 우리 자식들을 저주의 숲에 가두는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오노 가즈모트가 역은 ‘초예측’ 이라는 책에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향후 30년에 대한 예측을 실었다. 하라리의 대답을 한마디로 함축하면 오리무중이라고 답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진화가 광속보다 빠르게 동시다발로 진행돼 인류 사회의 모든 것을 바꿔 놓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독서모임에서 요즘 대화는 자식들의 장래를 어떻게 준비시켜 줄 것인가이다. 유발 하라리는 암묵적으로 답을 제시한다. “현대인 각 개인은 과거의 그 어느 왕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하는 모든 선택들이 미래세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앞으로 30년의 오리무중을 뚫고 나가는 길은 어쩌면 엘사의 수퍼파우어와 아나의  ‘진실한 사랑’과 ‘협력정신’ 인지도 모른다. 위기의 지구는 획기적인 청정기술을 개발해 줄수 있는 천재를 기다린다. 또한 인공지능에게 휘둘리지 않고 꾸준한 노력으로 인간적인 ‘진정한 사랑’과 ‘협력정신’을 가진 인간에게 참다운 지도자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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