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기술 국제수준에 오르기까지
에너지 기술 국제수준에 오르기까지
  • 윤창원 기자
  • 승인 2020.06.2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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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요즈음은 코로나 19 사태로 그렇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보도 자료는 업무협약(MOU)’에 관한 것이다.

기관장이 해외 출장을 하면 으레 업무협약 한 건 정도는 들고 온다. 일을 했다는 증거물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과거 하도 많은 업무협약에 관한 보도 자료가 쏟아지자 업무협약 무엇인가에 대한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업무협약은 그야말로 종이쪽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과거 기관장의 경영평가 점수로 활용되기도 했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여전히 업무협약 보도 자료는 여전히 가장 많은 보도 자료에 속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국내 기관끼리 하는 것이 많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업무협약이 많은 점이다.

전기연구원과 포항과학산업연구원이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말이 잘 통하니 서로가 부족한 점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또 일본의 수출규제로 연구원이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역량은 모자라고 자연스럽게 파트너를 찾아 나서게 된 것이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세계적으로 수집하는 정보도 서로 공유하자는데 까지 갔다.

더욱 의미 있는 업무협약이 있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이 미국의 국립에너지기술연구소와 국제공동연구협약을 맺었다.

에기연은 1984년부터 미국의 이 연구소와 각종 연구를 전략적으로 함께 해 왔다.

그러나 미국은 갑이고 우리는 을이었다, 연구비를 내라는 대로 내야만 참여할 수 있었다. 미국의 입장에서 우리와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면서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는 사고방식에서였다.

우리의 수준이 낮아서 겪을 수밖에 없는 서러움이었다.

무려 30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이제 미 연구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등한 연구를 하자는 계약을 한 것이다.

인간이 개인적으로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그가 속한 사회나 집단 국가의 수준과 동일 시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내에서 에너지기술연구원 인재들은 둘째가라면 서러할 인재들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의 기술 수준이 낮아 수십 년 동안 남모를 수모를 겪었을 것이다.

이번 협약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일방적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균형을 맞추어 비용을 부담하자는 것이다.

국가의 위상이 높아졌느니 뭐니 하는 것보다 이제 에너지를 연구하는 많은 인재들이 세계 어디를 가나 어깨를 당당히 펴고 목에 힘을 줄 수 있는 위상을 갖게 되었다는 점이다.

많은 수모를 겪으면서 우리 에너지 기술의 위상을 높여온 선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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