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兎死拘彭)
토사구팽(兎死拘彭)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07.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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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사냥하러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가 쓸모없어져 삶아먹는다.

필요하면 요긴하게 써먹고 필요 없으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의미다.

춘추시대 범려라는 인물은 월나라 구천을 도와 패권을 차지하게 한 명신이다. 범려와 함께 가장 큰 공을 세운 문종은 각각 상장군과 승상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범려는 구천이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보고 월나라를 탈출, 제나라에 은거하면서 문종을 염려하여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고, 토끼를 잡고 나면 사냥개도 삶아먹는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문종은 머뭇거리다 반역의 의심을 받고 결국 자결한다. 이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 토사구팽이다

한 고조 유방은 한신의 탁월한 전략으로 항우를 죽이고 천하를 통일 한다. 천하를 통일하고 나서 즐거운 마음으로 술자리를 가졌는데 유방은 한신에게 자신과 한신의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한신은 자신은 아무리 많은 군사라도 지휘할 수 있다. 그러나 유방은 10만 정도의 군사를 거느릴 능력밖에 없다. 다만 자신은 장수를 거느릴 능력이 없지만 유방은 장수를 거느릴 능력을 갖추었다고 했다.

이 말을 기화로 유방은 한신이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가장 유력한 인물이 한신이라 보고 결국 죽이게 된다.

유방이 한신을 죽이자 소설에서는 토사구팽의 전형이라고 쓰고 있다. 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냉혹한 현실을 토사구팽이라는 한 마디로 정리하고 있다.

유방은 항우와의 싸움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천하 통일의 일등공신은 한신이었다. 역발산기개세의 항우를 상대로 한 번도 싸움에서 지지 않고 결국 항우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천하를 통일시켜 유방에게 바쳤다.

그러나 유방은 한신의 이러한 능력을 은근히 경계하였고 결국은 유방의 부인 손에 한신은 죽음을 맞는다. 유방은 이밖에도 영포나 팽월 같은 천하통일의 일등공신을 죽인다.

그리고 3대 개국공신이라 하는 소하까지 감옥에 가두는 일이 벌어지는데 이 일을 계기로 장량은 유방의 곁을 떠나 장가계로 들어가 천수를 누린다.

혹자는 유방의 그릇이 작다고 말하지만 유방으로서는 자신의 잠재적인 적을 모두 제거하고 황제의 자리를 다음 대에 무사히 넘겨준다.

소설이기는 하지만 역사성이 있는 이 이야기는 작금의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까?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댔다고 추켜세워, 아니 사냥을 잘한다고 수장에 임명했는데 풀어놓고 보니 자신은 토끼 신세가 되었고 상대는 사냥개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여러 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냥개를 풀어놓은 사람이 잘못 한 건가, 사냥개가 본성적으로 사냥을 하려는 것이 잘못 된 건가?

역사는 쉬지 않고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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