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내가 만드는 시대에 산다
내가 소비하는 에너지는 내가 만드는 시대에 산다
  • 남부섭
  • 승인 2021.08.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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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재생에너지가 우리 사회에 발을 들여 놓은 지도 50년이 넘는다.

지금도 제주도에는 1970년대 초반에 설치한 태양열 온수기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재생에너지는 화석에너지에 눌려 지금도 어깨를 펴지 못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전력 가격을 높이고 국토를 잠식한다는 등등의 비난여론이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대적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태양광 발전소는 약 91천여 개, 대형 태양광발전소를 제외하고 가정에 설치하여 자가로 소비하고 남는 전력은 자동적으로 한전에 판매하는 이른바 자가 태양광 설비는 85천개 정도다.

이 자가 태양광 발전소가 지난 7월 전력 피크부하를 11.1%나 줄였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2~3년 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으나 올해는 폭염이 심하고 별 장마가 없었던 탓에 태양광이 피크부하를 낮추는데 기여한 폭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소규모 자가 태양광발전의 피크부하 기여도가 이처럼 높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비판을 잠재우고도 남음이 있다.

자가 태양광 발전기는 흡사 증권 시장에서 거물 자본가들이 시장을 쥐락펴락 하는 것을 개미들이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는 화석에너지 산업이 끝없이 성장하는 국가다. 전력산업이 그렇고 석유, 가스 산업이 그렇다. 공기업이라는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에너지 기업은 갑의 위치에 서게 되었고 소비자는 갑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물론 에너지 기업이 소비자가 에너지를 편리하고 값싸게 이용하도록 많은 투자를 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에너지 기업들이 우리사회처럼 갑질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별로 없다. 화석에너지 기업들의 사회 지배력이 너무나 강한 탓으로 재생에너지가 보급 된지 50년이 지나도 겨우 6% 수준이다. 이 수치는 전국 4대강의 수력발전까지 포함한 것으로 실제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는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너무 미약하다.

정부는 향후 2050년까지 7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실감각은 없다.

 

피크부하를 11%나 줄였다는 조사는 전국에 산재한 자가 태양광 설비 몫이다. 다시 말하면 피크 시간에 한전이 공급하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각 개인들이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사용했다는 의미다.

자가 발전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피크요금이 얼마이든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해마다 한전이 예비률이 없다고 전기 소비를 줄이라고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느 책 제목처럼 에너지 노예에서 해방되는 것이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에너지 노예로 살아왔기에 에너지 노예가 된 것을 모르고 지내왔다. 그러나 막상 전기를 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보니 에너지 노예로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10만도 안 되는 자가 태양광 발전기는 전체 가구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력산업의 생태를 바꾸기에는 충분하다.

한전이 피크부하를 감당한다는 명목으로 끝없이 발전소를 건설하는 일을 멈추게 할 수 있다. 정부의 예측대로라면 2050년 전력 수요는 현재의 2배다.

이러한 전력 수요도 개미들이 나서면 막아낼 수 있다. 3KW 정도의 자가 태양광 발전기는 방향만 맞으면 웬만한 아파트에 모두 설치 가능하다. 1천만 개의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전이 소유하고 있는 발전소는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하지 않을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발전소를 폐기하는 문제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향후 30년은 기후변화 대응 시대로 재생에너지 시대다. 재생에너지는 누가 만들어 나에게 공급해 주지 않는다.

내가 만들어 내가 소비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전이 공급해주는 전기, 가스공사가 보내주는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공급자와 소비자가 분리되는 시대는 점차 사라져 갈 것이다. 과거 석탄발전으로 산업혁명을 시작할 시기에 산업혁명의 주역은 기업이었다.

이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혁명 시대의 주역은 바로 나 자신이다.

우리 모두 재생에너지 혁명의 주역이 된다는 자부심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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