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는 기자의 자존심이자 국민들의 자존심이다
언론자유는 기자의 자존심이자 국민들의 자존심이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07.09.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4년 대구에서 개최하는 그린에너지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중국 북경을 간 일이 있었다.
현지 지인들의 도움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언론사 15개사 기자들을 초청해 그린에너지엑스포에 대한 브리핑을 했다. 이 때 나는 명함을 주고 받으면서 기자들로부터 발행인이라는 직함이 무엇이냐는 질문부터 받았다.
깜짝 놀랐다. 기자들이 신문사 발행인이라는 직함을 모르다니.
통역사 보고 물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이냐고.
통역사 왈 중국은 언론사에 발행인이라는 직함이 없고 우리말로 총경리, 사장이라는 직함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브리핑이 끝나고 들은 설명이지만 중국은 모든 언론이 국가 소유로 돼 있어 언론의 자유가 없다. 따라서 발행인이라는 직함은 정부를 뜻하는 것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그 이후 중국을 다니면서 언론인, 기업인, 관료들을 만나면 한국의 언론인이라는 직업이 그들 세계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중국 언론인들은 자신들의 성장세나 발전상을 늘어놓다가도 기자를 왜 하느냐, 언론의 자유가 없는 곳에서 기자의 역할이란 아무런 사회적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냐고 하면 그들은 말문이 막혀버렸다.

중국의 발전상에 대해 최근 많은 언론이 보도하고 있고 나 역시 현장을 다니면서 그들의 발전상에 대해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세계적으로 경제 4강에 오르니 마니 하지만 국민들의 삶의 질을 논한다면 중국은 아직 저개도국 후진국 중에서도 한참 후진국이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권력의 유지를 위해 언론의 자유가 전혀 없는 사회. 중국이 자본주의를 도입했다고는 하지만 민주주의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일당 독재주의의 틀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관료들과 주석에서 만나면 빠뜨리지 않고 언론에 대한 인식을 물어본다. 그러면 통역들이 대개 언론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면 나는 언론자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언론의 자유가 없으면 사회의 균형적인 발전을 이룰 수가 없다. 언론이 권력을 비판, 감시하는 일이나 사회의 약자, 어두운 구석을 돕거나 조명하는 일은 국가발전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자본주의는 부의 편중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당신네들이 가장 염려하는 부정부패도 정부의 권력으로는 막지 못한다. 언론의 자유를 주지 않고서는 사회적 병폐를 막을 수 없다.
지금의 경제발전이 언젠가는 당신들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다. 지금 당장 돈 몇 푼 더 버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등등 ……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늘어놓는다.

거기에는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언론의 자유가 보장돼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기업인들과 언론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언론자유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표명한다.
이유는 모든 것을 당에서 좌지우지하니 당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지 않고서는 성공은커녕 불안해서 사업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정부, 당의 권력에 맞서거나 비판할 방패막이가 없기 때문에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한마디 하소연도 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나의 대답이 중하다. 언론의 자유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쟁취하는 것입니다. 그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첫 번째가 기자이고 언론인이고 다음이 국민들인데 중국사회를 보건데 요원한 것 같습니다. 별로 그들에게 시원하지 못한 답변이다. 우리는 최근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이해 50% 정도의 중국기업이 한국기업의 기술력보다 앞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국민의 삶의 질을 이야기할 때 기술력, 경제력으로만 판단할 일은 아닐 것이다.
사회전반적인 평가지수가 있을 것이다.
총체적인 사회발전상을 비교한다면 중국의 GNP는 3000달러, 한국은 2만달러, 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언론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정부가 갖은 힘을 다 쏟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의도하는 바는 알 수 없지만 국가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이다. 기자들이 해외취재를 나갈 때 얼굴을 못 들게 하고 있다. 누구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가. 국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