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잉곳, 세계 최고 품질 우리가 생산
웅진에너지
잉곳, 세계 최고 품질 우리가 생산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0.02.01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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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영업이익 49%·590억 흑자… 없어서 못 팔아
핵심은 핫 존 기술·23.4% 세계 최고 셀 효율
공정개선·공장레이아웃… 유 사장 30년 노하우

2006년 5월 법인 설립. 2007년 9월 공장 가동. 당해연도 50억원 적자규모를 20억원으로 축소. 2008년 350억원 흑자. 2009년 590억원 흑자.

태양전지용 잉곳을 생산하는 웅진에너지의 성적표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 태양전지 시장이 바닥이었던 지난해 웅진에너지의 영업이익(세전)은 49%였다. 가히 경이적인 기록이라고 할 만하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팔고, 팔기만 하면 절반이 남는 장사를 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웅진에너지 생산공장이 위치한 대전 본사로 유학도 사장을 찾았다. 이 기적과도 같은 성적표는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을까. 유 사장의 설명은 간단했다.

단 두 가지.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생산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높은 생산성.
일반적으로 태양전지에 사용하는 실리콘의 품질은 반도체에 사용하는 것보다 낮은 걸로 알고 있지만 웅진에너지에서 생산하는 잉곳은 반도체급이다. 웅진 생산제품으로 만든 셀 효율은 23.4%. 이 셀을 사용해 만든 태양전지 모듈의 효율은 20% 이상이다. 단연 세계 최고의 품질이다. 일본, 독일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최고 효율은 18.5%이다. 소수점 이하를 다투는 태양전지 업계에서는 엄청난 차이다.

웅진에너지는 생산제품의 90% 이상을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기업인 미국의 썬파워(Sunpower)사에 공급한다. 제품의 품질이 월등히 우수한지라 경쟁사들은 전수검사를 받는데 웅진에너지는 표본검사로 넘어간다. 검사비용만 해도 상당한 비용절약이다.

세계 최고 품질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에 대해 열심히 설명했지만 한 마디로 요약하면 유학도 사장이 세계 태양전지 업계를 30년 이상 섭렵한 노하우 때문이었다. 설명이 어려워 공개하기 어렵다는 생산현장을 찾아 꼼꼼하게 물어보았다.
핵심설비인 그로워(grower, 실리콘을 녹여 잉곳을 만드는 장비)는 일본 유명기업에서 제작했지만 유 사장이 설계를 해 주문제작을 했다고 한다. 경쟁사에 설비를 팔지 않겠다는 조건을 붙이고서다.

다른 공장은 그로워를 한 사람이 한 두 대씩 관리하는데 비해 웅진에너지는 8대를 관리한다. 설비의 정밀도, 공정의 개선은 말할 것도 없다. 실리콘은 일반적으로 금속으로 알고 있지만 섭씨 1400도나 되는 그로워 내부의 실리콘은 아주 투명한 맑은 물이었다. 이른바 순도를 나타내는 ‘텐-나인(99.99999 999)’이다.  그 다음 핵심생산 시설은 잉곳을 가공하는 슬래빙 설비다. 이 설비 역시 유 사장의 설계로 기존 설비 규모를 반으로 줄였다고 한다. 14대를 한 사람이 관리하고 있었다.  

공장의 모든 생산공정은 자동화 돼 있었다. 가공된 잉곳을 마지막으로 세척, 포장하는 과정까지 손이 닿지 않도록 되어 있다.
아무리 깨끗한 손이라도 만지면 표면이 더러워져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공장을 나오면서 본 생산제품을 잘라서 포장을 해 놓은 30센티미터 가량의 잉곳은 개당 170만원 정도라고 한다.
-공장을 둘러보니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설비의 개선도도 중요하지만 공장의 동선도 매우 중요합니다. 설비는 사왔지만 공장의 레이아웃은 직접 다 했습니다. 공장을 자세히 알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어요. 일반적으로 수율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98%예요. 일본은 90%, 중국은 80% 정도지요. 이해가 됩니까? 그로워 한 대당 전력을 1500kW나 절약해요. 원가절감이 엄청나지요. 또한 세척을 하는데 하루 600톤의 물을 사용합니다. 세척한 물은 폐수처리를 하게 되면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아주 골치 아프지요.
그런데 우리는 전부 재생해서 사용합니다. 뿐만 아니라 재생하면서 생긴 파우더는 수출까지 합니다. 공해를 일으키는 화공약품도 일체 사용하지 않고요.

에너지절약, 친환경공장이라고 할 만 하지요. 시커먼 폐수를 재생한 맑은 물은 먹어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하루 600톤의 물을 음용수로도 가능할 정도로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은 처음 듣는지라 몇 번에 걸쳐 노하우를 물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웅진에너지가 어떻게 설립됐습니까.
“썬파워에서 한국에 파트너를 찾았는데 유명기업과 계약이 성사단계에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마침 웅진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뜻이 있다고 해서 제안한 결과 성사되었습니다”
썬파워에서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유 사장은 웅진그룹에서 회사를 설립해놓고 사장을 찾지 못하던 와중에 개인 형편상 2, 3년 정도 쉬겠다고 하자 썬파워에서 사장을 맡아서 해보라고 제안, 웅진에서 수용했다고 한다. “웅진이 60%, 썬파워가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웅진그룹의 개방적인 경영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유 사장은 말했다.

1958년생으로 국내 최초의 태양전지 기업인 LG실트론의 연구소장 출신으로 세계 태양전지 업계를 섭렵하고 있는 보기 드문 인재다.
웅진은 현재 3000억원을 투자, 신축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3000억원은 지금까지 번 돈 1200억원, 융자 800억원, 나머지 1000억원은 기업공개로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세계 최대, 최고의 기업이 될 것”이라고 유학도 사장은 말했다. 웅진에너지는 올해 6, 7월경 기업공개를 실시할 예정이다. 웅진의 전망은 5000원 액면가, 주식이 7~10만원 정도, 5% 우리사주를 갖고 있어 사원들도 입사 2~3년만에 억대 부자가 될 전망이다.

유 사장은 “2등이 따라올까 걱정 말고 아예 따라오지 못하도록 멀찌감치 가자”고 사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세계 최고를 향하여’를 외치며 헤어졌다.
끝으로, 웅진에너지 잉곳 생산 기술의 핵심은 핫 존(Hot Zone)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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