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비축기지 완공 의미
OECD 최고 수준 비축능력 갖췄다
울산 비축기지 완공 의미
OECD 최고 수준 비축능력 갖췄다
  • 전민희 기자
  • 승인 2010.05.2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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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600만 배럴 비축시설 건설… 178일분 비축 ‘세계 6위’
지하동공 등 첨단 비축기지 설계·시공·시운전까지 우리기술로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울산에서 개최된 ‘정부석유비축기지 준공식’ 행사 중 비축기지 공동을 둘러보고 있다.
정부가 30년 석유비축 계획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1970년대 두 번에 걸친 오일쇼크 이후 지난 1980년 5월에 울산에서 착수된 정부비축계획이 30년 만에 다시 그곳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석유공사는 지난 1980년부터 1999년까지 구리·울산 등 7개 기지에 총 9600만 배럴을 저장하는 1·2차 석유비축사업을 완료했고 서산·거제 등 6개 기지에 5000만 배럴 규모의 3차 석유비축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 19일 울산 지하비축기지가 준공돼 가동을 시작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총 1억4600만 배럴의 비축시설 건설을 완료했으며 OECD 최고수준의 비축 능력을 갖게 됐다.
울산 석유비축기지 준공은 국가정책, 국민경제, 국제사회, 동북아 및 지역 사회 등에 있어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정부는 이번 준공을 통해 경제상황이나 정치적 변동에 관계없이 ‘석유 자원의 안정적 공급원 확보’에 대한 일관된 정책의지를 보여줬다.

정부는 지난 1979년 석유공사 설립 직후 1차 비축계획에 착수해 경제여건이나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정책을 추진해왔다. 두 차례에 걸친 글로벌 경제위기와 세 차례의 고유가에도 큰 흔들림 없이 위기상황을 극복해 오늘에 이르렀다. 비축사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비축유를 방출해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에너지 안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축사업을 통한 수급 안정,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국민 생활 개선에 한몫을 했다. 핵심에너지원인 석유의 공급 위기나 가격 급등락 등 국제 석유시장의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전국 9개 기지에 구축된 석유 비축 네트워크를 통해 석유가격 안정을 도모했기 때문이다.
하루 석유 소비량 기준 약 60일분의 저장용량을 확보해 외부적으로 공급차질이 발생할 때 방출해 국내 석유 수급의 안정화를 가져왔고 석유 탐사·개발·생산·정제 뿐 아니라 비축시설까지 완비함으로써 일관 공급체인을 확보하고 석유산업의 종합발전 체계를 구축했다.

고용창출 및 연관 산업 육성, 기술발전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제3차 비축기지 건설기간 동안만 연인원 약 200만명의 고용 창출을 이뤄냈으며 원유 출하용 펌프의 국산화 등 관련 기술이 발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하동공 등 첨단 공법이 적용되는 비축기지 설계, 시공 및 시운전까지 모든 과정이 국내기술진에 의해 수행됐다.
석유공사는 터널공사와 관련한 자체 특허기술 등 기술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중국·인도·베트남 등에 기술 및 운영경험을 수출하고 있다. 또 비축유 구입가격과 비교했을 때 현재 보유 중인 비축유를 평가하면 5조2000억원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일 순수입량 기준으로 158일분의 비축유 저장이 가능해져 비축 의무물량인 90일 분 목표를 초과달성했기 때문이다. 2010년 3월말 기준 우리나라는 민간비축을 포함해 178일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6위 수준이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국격이 상승함은 물론 경제의 글로벌화에 걸맞게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고 국제공조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이번 비축사업 완료로 동북아 지역 중심의 국제석유시장 재편도 도모해볼 수 있게 됐다. 최근 동북아 시장이 크게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의 비축 시설을 확보한 것은 역내 석유물류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리적 이점과 석유 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정부의 100대 국책사업 중 하나인 동북아 오일허브를 추진하고 국제공동비축 중심 지역으로 부상이 가능해졌다.

특히 비축의 패러다임을 통합비축 단계로 발전시켜 ‘시장-물류연계’에 의한 비축사업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공동비축사업 등을 통해 세계 유수의 산유국들과 장기 협력 관계 구축 및 자원외교 채널 확대가 가능해졌고 산유국의 원유를 유치·저장함으로써 수익창출은 물론 유사시 우리나라에 대한 공급원으로도 활용 할 수 있게 됐다.
석유비축사업에 이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및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된다. 여수·울산 등에서 비축기지와 인프라를 결합할 경우 석유물류 등 추가사업의 기회 및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울산은 비축기지·정제시설·석유화학단지 연계가 가능하며 동해-1 가스전 등 상류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있다. 여수는 5000만배럴에 달하는 세계 최대 지하비축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석유화학단지가 인접해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에 울산은 동북아 에너지 중심도시로, 여수는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석유공사는 비축기지사업 완료로 경쟁력의 원천인 규모의 대형화가 가능해졌으며 보유 중인 비축유를 활용할 경우 광권 확보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축유는 E&P 입찰시 매장량으로 인정이 가능하며 저장시설 역시 상류 부문 기회 발굴에 전략적으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비축자산을 통해 석유공사 대형화에 일조함으로써 국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석유회사로의 성장기반을 구축할 수 있으며 동북아 오일허브와 국제공동비축 등을 통한 수익 제고도 가능하다. 석유공사는 사업수익을 통해 연간 1000억원 수준의 비축사업 운영비를 정부 보조 없이 자체적으로 조달함으로써 경영자립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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