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묘하다? 묘한 줄 왜 모르나!
기름값이 묘하다? 묘한 줄 왜 모르나!
  • 한국에너지
  • 승인 2011.01.1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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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많이 올랐다. 이유야 국제 원유가격이 올랐기 때문이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의 인상은 꽤나 부담스러울 정도다. 10만원어치를 넣으면 거의 가득 차던 휘발유통이 한 칸 반이나 덜 찬다. 국제 원유가격이 오른 것보다 실제 소비자들에게 다가오는 인상폭이 더 크다는 생각이다.
연말연시에 한파, 구제역 등으로 소비자 물가가 불안해지자 물가대책회의를 하면서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해서 시중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진의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없으나 국제 가격 상승보다 국내 소비자 가격 상승이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을 두고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원가가 상승하면 거기에 따라 붙는 세금의 폭도 커지기 때문이다. 원가가 600원일때 10%면 60원이지만 700원일 때 10%는 70원이다. 당연히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 보다 국내 소비자의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르게 되는 것이다. 기름값이 묘할 수 밖에.
그럼 국제 원유가격이 오르면 누가 덕을 보는가. 그것은 정부다 가격이 오른 만큼 비례해서 세금을 더 많이 거둬들이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재정이 여의치 않은 마당에 오히려 기름값의 인상이 내심 반가울 지도 모른다.
기름값이 묘하다 할 것이 아니라 기름값 상승으로 더 거두어지는 세금만큼이라도 유류가격에서 빼낸다면 물가상승 압박요인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다. 세계 각국 간의 유류가격 비교를 차치하고서라도 60%에 가까운 금액이 세금으로 붙는 유류 소비자 가격제도는 불합리하다는 것이 어제 오늘의 비판이 아니다.
가가호호 마다 차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자동차는 국민들의 손과 발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도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은 세법상의 모순이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세수의 문제를 들어 유류세 체계의 개혁을 한 번도 검토한 적이 없다.

기름값이 묘하다는 말의 이면에는 정유사의 가격 설정에 대한 의문 부호도 달려있지 않나 생각된다. 올릴 때는 잽싸게 올리고 내릴 때는 미적거리고, 가끔씩 가격 담합의 조사도 받은 적이 있으니 충분히 눈총을 받을 만하다.
이는 대통령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독과점 상태에 있는 기름값에 대해 항상 의문 부호를 달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정유사도 기름값의 인상에 대해 자유롭지는 못하다. 최대한 인상을 자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역시 인상을 자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따지고 보면 기름값 인상으로 덕을 보는 것은 힘센 정부와 정유사이다. 하지만 칼을 쥔 자들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결국 화살은 힘없는 자들에게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민은 역사 속에서 수많은 고초를 겪은 탓인지 예나 지금이나 참아내는데는 이골이 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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