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산지석(他山之石)
타산지석(他山之石)
  • 한국에너지
  • 승인 2011.03.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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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강도9의 일본지진이 일어난 지 보름을 넘기고 있다. 해일로 확인된 사망자만 일만 명이 넘는다. 피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방사성 물질의 공포가 일본을 엄습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지진, 해일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신경을 곤두세웠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방사성 물질의 피해는 수십, 수백년간 지속된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반경 수십 킬로미터의 땅은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더 넓은 지역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다. 더 이상 방사성 물질의 유출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뿐 이다. 그나마 현재까지 진행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 이번 후쿠시마 원전 사태이다.

만약 6기의 원전 중 1기라도 폭발, 방사능이 걷잡을 수 없이 유출되었더라면 일본 전역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촌이 공포의 도가니로 휩싸일 뻔 했다. 상상조차 하기 싫을 정도의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것만 해도 현재까지 천만다행이라 해야할 것 같다.

우리는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계기로 ‘원자력발전’이라는 것에 대해 정말 깊이있는 성찰을 해야한다. 하지만 우리 정책 당국에서는 조금도 성찰하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안전'이란 문제는 원전에 있어서 '100%'를 요구한다. '100'이란 숫자는 지구상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전 위주의 정책을 조금도 재검토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의 원전이 세계 최고로 안전하다고 해서 그것이 100%를 보증하지 않는다.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재앙 앞에서 인간의 기술이나 능력이 너무나 미약하다는 것을 후쿠시마 원전사태는 일깨워주고 있다.

원전은 경제적인 문제로 보통 2기 이상을 한 장소에 건설한다. 6기가 있는 후쿠시마 원전은 1기만 통제불능의 상태로 가게 되면 다른 5기도 통제불능이 된다.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재앙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지난 주말 월성 신규 원전을 둘러싸고 경주 주민들이 상경, 항의시위를 벌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원전에 대해 너무 무감각하고 그 집단의 힘에 대항할 자가 없다.

스리마일이나 체르노빌 원전의 사태와는 달리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우리에게 원전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성찰을 할 수 있는 가장 근접적인 기회를 마련해준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타산지석(他山之石)'의 교훈을 깨닫지 못한다면 언젠가 우리의 후손들에게 재앙을 물려주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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