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넷솔라, 해외시장서 더 유명한 ‘코리안 셀 메이커’
미리넷솔라, 해외시장서 더 유명한 ‘코리안 셀 메이커’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05.23 15: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내 20%대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 기술력 갖춰
신성장동력으로 2013년 ‘매출 1조원 클럽’ 가입

 

▲ 미리넷솔라의 연구원이 외국인 엔지니어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고 있다.

1972년 체신부 시절 전신전화건설국의 통신분야 공무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7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동아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입사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현장 파견직에 자원해 살인적인 더위와 모래바람 속에서 통신선로를 구축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무에서 유를 만들어냈던 이 시간은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남겼다. 1982년 귀국한 이후 동아건설 본사에서 11년을 월급쟁이로 살다보니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됐다.

사우디에서의 뜨거웠던 기억이 다시 살아났다. 1993년 IT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엔지어링이란 회사를 세우고, 통신모뎀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했다. 이 회사가 지금의 IT 전문기업이자 상장기업인 미리넷의 모태가 됐다. 승승장구하던 통신모뎀 사업이었지만 이내 IT 버블이 꺼지기 시작했고, 시장에는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로 포화상태가 됐다. 다시 한 번 도전이 필요했다. 그 때 눈에 띈 것은 다름 아닌 태양광발전.

깊은 산 속이나 정상, 섬 지역에 이동통신 안테나를 세울 때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전봇대를 세우자면 많은 비용이 들었다. 유럽이나 일본에는 있는 태양전지 공장이 한국에는 없던 때였다. ‘블루오션’, 아니 ‘그린오션’인 셈이었다.
2005년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태양광발전시스템의 핵심소재인 태양전지 생산기업을 세워야 한다는 확신과 신념이 생겨났다. 이로써 솔라시티 대구의 성서공단에서 국내 최초 다결정 태양전지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태양광 전도사’로 불리는 미리넷솔라의 이상철 회장이다.

도전하는 자가 승리한다… 이상철 회장의 ‘창조경영’ 결실
이후 미리넷솔라는 연 200%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해외시장에 주력한 결과 한국보다 외국에서 더 유명한 기업이 됐다. 지난 2005년 대구 성서공단에 자리를 잡고 국내 최초로 태양전지 생산을 시작한 이래 이태리, 스페인,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국가에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는 창사 5년 만에 매출 1500억원, 수출액 1억 3000만 달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태양전지 사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질혁신’과 ‘기술개발’임을 강조하는 이 회장의 경영이념이 반영된 결실이었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태양전지’라는 녹색에너지 아이템을 발굴해 해외에 1억 달러 이상 수출한 공을 인정받아 제47회 무역의 날에 지식경제부, 한국무역협회로부터 ‘5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올해의 무역인상’을 수상했다. 미래 전략 산업인 태양광 분야에서 창조적인 리더십을 발휘해 순수 기술로 세계적인 수준의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보급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3월 지식경제부가 선정하는 미래경영 분야에서 ‘2011 한국을 빛낸 창조경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리넷솔라, 18% 효율 슈퍼셀 하반기 생산 돌입
지난 4월 6일 오후 대구 엑스코 전시장. 이날 개막한 그린에너지엑스포에서 단연 눈에 띄는 부스가 있었다.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미리넷솔라가 태양전지 원재료인 고효율 슈퍼 웨이퍼를 개발, 시제품 생산에 성공한데 이어 광변환효율 18%가 넘는 ‘슈퍼셀’을 선보인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슈퍼셀’은 중국, 일본, 독일 등 글로벌 메이커들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비교적 출발이 늦은 한국기업인 미리넷솔라가 던지는 승부수나 마찬가지다. ‘녹색기업의 롤 모델’이라는 부러움과 질투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미리넷솔라는 전시회 기간 동안 글로벌 태양광시장을 겨냥한 ‘코리언 프리미엄’으로 국내외 참관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독자적인 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양산한 고효율 태양전지가 세계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비교적 까다로운 독일, 이태리, 스페인 모듈 업체로부터 누적 수주실적이 1조2000억 원을 달성했다.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한편, 일본 미쓰비시 계열의 CBC그룹으로부터 3억엔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올해 수출 2억5천만 달러, 매출 3500억원 목표
올해 이상철 회장의 경영 이슈는 획기적인 매출 확대와 생산설비 확장으로 요약된다. 올해 매출 목표는 3500억원, 수출액은 2억 5000만 달러로 정했다.
지난해 일부 선진국에서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의 조기 발주 붐이 일고 있다. 미리넷솔라는 밀려드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현재 300MW 규모로 생산설비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연말 시작한 대구 1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작업은 우선 지난달 1차분인 100Mw를 완료했다. 이로써 현재 생산규모는 20MW에 이른다. 

미리넷솔라는 올 하반기에 200MW를 추가 증설해 연내 총 400MW(연간 12만 가구 태양광 전기 공급분) 규모의 태양전지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1GW 규모 생산능력 확보를 골자로 하는 ‘마스터 플랜’에 따라 1공장 옆에 2공장을 착공하면서 단계적인 설비확장 계획도 세워 놓았다. 이 마스터 플랜은 400MW 규모의 1공장 태양전지 라인을 풀 가동하면서 2012년 300MW, 2013년 300MW의 생산설비를 각각 증설해 대구 1, 2공장의 전체 생산규모를 세계적인 수준인 1GW급으로 확대해 매출 1조 7000억원을 달성하고 2000여명의 고용창출로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미래 세계 태양광시장의 승부처가 ‘효율’과 ‘품질’이라는 점에 주목해 구축한 고품질 태양전지 개발이 가능한 산·학·연 협력 연구체제도 마스터 플랜의 실현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미리넷솔라는 매출의 7% 이상을 연구 개발 분야에 투자해 특허 등 산업재산권 20여 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ISO9001/14001 등 각종 품질인증도 획득했다.
미리넷솔라는 계열회사인 미리넷을 통해 태양광 모듈-발전·시스템 사업도 본격 추진하면서 태양전지 응용제품 연구개발과 병행해 태양광 전 분야에 걸친 수출 품목을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미리넷은 지난해 KT가 발주한 강릉 태양광발전소를 성공리에 준공한 바 있다.

올 하반기는 미리넷솔라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는 시기로 기억될 전망이다. 경기도 파주에 미리넷실리콘의 잉곳·웨이퍼 제조라인, 이천에 태양광 모듈 라인에서 본격 양산 제품이 나오게 되면 미리넷솔라는 ‘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발전·시스템’에 이르는 태양광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며 ‘태양광 전문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