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태양광산업포럼 지상중계
“기업·국가 차원 새 전략 세우자”
제2회 한국태양광산업포럼 지상중계
“기업·국가 차원 새 전략 세우자”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1.10.10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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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한국태양광학술대회 조직위원회는 둘째날인 29일 ‘2015년 한국 태양광 산업을 생각한다’를 주제로 제2회 한국태양광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지금은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기다” “일본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들을 뒤쫓을 준비를 이미 마쳤다” “각개 약진도 중요하지만 중국에 대해 우리도 뭉쳐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살아남은 기업이 나오는 그 때가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2015년 세계 태양광 시장은 50GW 정도로 성장이 지속될 것이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 제1회 한국태양광학술대회(GPVC 2011) 둘째날 저녁, 국내 태양광산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 대학, 연구소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유럽의 경제위기와 정부 지원 축소,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 국내 태양광 업계의 활로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제2회 한국태양광산업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015년 한국 태양광 산업을 생각한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불황이 단기간이며 태양광 산업이 확실한 미래 산업이라는 주장에 동의했다.

중국과의 차별화,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는 그리드 패리티 시점에 대비한 기업과 국가 차원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도 한 목소리를 냈다. 포럼의 발제문과 패널리스트들의 발언을 요약, 정리한다.

 

김광주 솔라앤에너지 대표

▲ 김광주 솔라앤에너지 대표
“2015년 국내시장 최소 2GW 돼야”

“2015년 국내시장 최소 2GW 돼야”

하반기에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수요가 되살아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중국업체들은 가격경쟁으로 사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태양광 모듈 가격이 30% 내외로 하락하게 되어서 규모의 경제와 태양광의 수직계열화를 이루지 못한 한국과 미국, 독일 업체들이 경쟁에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장기 시장 예측을 보면 지난해, 올해 조금 떨어졌다가 2013년이면 다시 성장하기 시작해 2015년 50GW 시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0, 2011년을 보면 가장 큰 독일은 7.5GW에서 6GW로 떨어지고 이태리 등을 합하면 현재 21.4GW 정도 가고 있다.

작년 말 예측한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시장이 나빠졌다고 해도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지 실제 설치시장은 우리 예상과 국가별로는 좀 달라도 한국에서 피부로 느끼는 것만큼 대폭 줄어든 것은 아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 재고가 넘치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태양광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각국의 정부는 자국의 태양광산업의 지원을 위해 태양광의 자체 수요를 크게 늘려가는 정책을 속속 내어놓고 있다.

중국은 올해 태양광의 내수시장을 약 2.5GW~4GW로 확대시키고 향후 10년간 매년 약 5GW를 추가적으로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 또한 최근 신재생에너지 발전차액지원법안을 하원의 의결을 거쳐 상원에서 통과시켜서 2010년 7월부터 법안이 발효하게 된다. 올해 일본의 설치시장은 약 1.2GW에서 1.6GW사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들어서 미국의 에버그린솔라, 스펙트라솔라, 솔린드라 등이 파산되었고 중국의 썬텍도 M&A 시장에 매물로 리스트되어 있다. 또한 중국에서도 규모를 갖추지 못한 수많은 태양광업체들이 구조조정의 수준에 들어간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태양광산업에 대한 정책과 지원방안 등이 절실한 상황을 맞게 됐다.

2015년까지 태양광 설치 시장을 놓고 독일, 미국, 중국, 이태리, 일본, 인도 등 시장 주도국가들과 한국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터무니없이 작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대한의 지원이지만 기업은 최소한 생존하고 수출 발판이 되는 시장이 될 수 없다. 국내 시장이 최소한 2013년 1기가, 2015년 2기가를 가져가지 않으면 이들 국가와 경쟁할 수 있을까. 업계가 힘을 합쳐서 목소리를 내야한다.

▲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올 코리아’연합전선 만들자”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올 코리아’연합전선 만들자”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은 2008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잡아 2010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매출의 70%가 태양광으로부터 얻어지고 있다.

태양광산업은 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 2010년 기준 태양광산업 매출의 80% 이상이 수출업체에서 발생하고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금액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의 수출은 원자력 산업의 수출 실적을 뛰어넘었다.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의 매출이 빠른 폭으로 신장되면서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04년 0.4%에서 2010년 7%로 커졌다. 그러나 최근 세계시장에서 공급과잉과 보조금 축소가 맞물리며 시장이 왜곡되어 중국의 몇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전세계 태양광 업계가 수익성 악화라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기업들에는 원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추가 투자가 요구된다. 독창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자 브랜드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책적 측면에서는 정책자금 신청요건을 완화해 주고 정책금융을 이용한 대출금리 상한선을 조정하며 단기 수출 보험상품의 시용기준을 개선해 주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일본의 태양광 산업계와 정부가 보여준 대응태세를 통해 배울 점이 많다. 일본은 상당기간 기술에서 선두국가였지만 양산체제에서는 중국에 밀려 세계 태양광산업에서 점차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일본은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자국 기업간 합종연횡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신흥시장은 장기적으로 시장성은 높으나 대신 아직 리스크가 높은 지역이므로 공동으로 영업을 하면서 자국기업간의 경쟁을 줄이고 프로젝트 수주 능력을 높이자는 취지다.

여기에 일본 정부는 정부의 공적자금원조나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의 융자와 같은 정책지원을 해준다. 이른바 ‘올 저팬(All Japan)’ 체제다. 우리나라도 생존을 위한 솔루션을 전 산업계가 참여하여 도출해야 만 할 시점이며 그 한 방편으로서 ‘올 코리아(All Korea)’ 연합전선 구축을 제안한다.

대단위 물량 공세로 나오는 중국에 이제는 우리나라도 개별기업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밸류체인별 우리나라 기업들의 총 생산용량은 중국 대표기업 한 개의 생산능력에도 못 미친다. 결국 뭉쳐야 산다는 고전적 진리를 적용해야 할 시점이다.

▲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태양광경쟁력 에너지전환 ‘핵심’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 태양광경쟁력 에너지전환 ‘핵심’

퇴임한 일본의 간 노오토 전 총리는 지난 9월 2일 도쿄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도쿄가 궤멸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후쿠시마에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의 양이 많게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168.5배에 달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을 인명 피해다. 사망자 수는 체르노빌과 히로시마의 경우 각각 약 20만 명이었지만 영국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로 향후 100만 명 이상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인류 역사상 최악의 핵 참사는 체르노빌이나 히로시마 아니라 후쿠시마 사고였던 셈이다.

지난 9월 19일 오후 도쿄 도심에서는 약 6만 명이 운집해 ‘원전 반대’를 외쳤다. 아사히신문의 6월 11일 여론조사에서는 일본 국민의 74% 가량이 점진적인 원전 폐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본에서는 원전 54기 가운데 43기가 가동이 중단되어 있는 상태다.

더구나 일본은 2030년까지 원자로 14기 이상을 추가로 건설해 전력의 50% 가량을 원자력 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 계획은 백지화된 상태다.

지난 8월 26일 일본 의회는 재생가능에너지 고정가격 내입제도를 골자로 한 ‘전기사업자에 의한 신재생에너지 전기조달에 관한 특별조치법안(일명 신재생에너지법)’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재생가능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의 선두주자들을 뒤쫓을 준비를 이미 마쳤다는 얘기다.

원자력에너지의 비중을 줄여 탈 원전사회로 나가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와 생활양식을 바꾸고 에너지효율 개선과 재생가능에너지의 획기적인 확대를 통해 실질적인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990년대 초부터 독일의 시민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탈 원전 시나리오’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재생가능에너지의 획기적인 확대는 전력 공급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시급하다. 최근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국지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형 전원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분산형전원의 보급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셈이다.

이런 점들과 우리나라의 제반 조건을 고려할 때 태양광, 해상풍력, 지열 등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전제조건이다.

▲ 김기홍 OCI 상무
김기홍 OCI 상무
“기술과 원가 한 번에 잡아야”

김기홍 OCI 상무“기술과 원가 한 번에 잡아야”

태양광산업의 정착 시점은 2009년으로 보여진다. 2008년까지 세계 태양광설치량은 15GW에 불과했지만 2009년 한 해에만 7GW, 지난해 16GW가 설치됐다. 이걸 보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고 최근 가격하락과 같은 어려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산업화 초기에 수익성이 많이 확보되면 많은 투자가 일어난다. 과잉투자는 경쟁을 심화시켜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그러나 태양광산업은 미래 산업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내년에 20GW, 2015년에 50GW 정도 설치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지나친 가격 인하로 웨이퍼, 태양전지 업체들의 수익성의 악화가 우려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인 밸류체인의 가격하락으로 그리드패리티가 앞당겨질 것이고 이로 인해 수요확대가 예상된다.

다만 우리 예측보다 가격 하락폭이 크고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게 힘든 부분이다. 원가절감 압박을 받는 기
업들에 대한 정리가 일어날 것이다.

현재 모듈 가격이 와트당 1달러대에서 내년 1달러 이하가 이야기되고 있어 그리드 패리티도 더 빨라질 것이다. 그리드 패리티가 오면 기업은 시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예전에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이 별개였다. 기술개발 해놓고 주력제품이 확정되면 운영하면서 원가절감 노력을 별도로 했다. 태양광산업은 워낙 빨리 성장하기 때문에 이런 전략으로는 성공하기 힘들다.

원가절감 방법을 찾아놓고 여기 맞는 기술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 OCI도 지금까지는 하나하나 별도로 진행했다. 앞으로는 기술과 원가,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쪽으로 가려고 한다.

▲ 송재천 한화케미칼 상무
송재천 한화케미칼 상무
“중국과 같은 사업 모델 안 돼”

송재천 한화케미칼 상무“중국과 같은 사업 모델 안 돼”

 

과거 석유 위기가 있을 때마다 태양광은 기술개발이 화두였다가 유가가 안정되면 잊혀지곤 했다. 40년 넘게 1등을 하던 일본이 현재 포지션이 된 이유는 이렇다 할 경쟁이 없었던 탓도 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한 노력의 하나로 이 사업을 보고 정부 지원과 기업의 투자가 이뤄졌다. 때문에 비즈니스의 특성이 다른 사업과 다르다.

하지만 최근 가격 하락의 가장 첫 번째 원인은 수요 예측에 따른 과잉 공급과 필요한 파이낸싱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거와 최근의 모습은 상당히 다르다. 폴리실리콘부터 시스템 시장까지 대부분 훨씬 더 큰 밸류체인을 갖고 있다. 다양한 분야인 만큼 각각의 밸류체인에서 잘하는 전문가들로 조합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일찌감치 이 산업에 진입했고, 중국 내수 시장의 확대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전세계 시장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지위를 갖게 됐다. 지난해까지 풍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해왔는데 올해부터 중심이 태양광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중국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하는 게 바람직한 것인가.

설치 시장 규모가 줄어든 것은 아닌데 모든 밸류체인에서 배 이상의 공급초과가 일어나고 있고 이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여진다. 경쟁력 없는 업체들이 시장에서 나가게 되는 과정이 앞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산업은 싸이클이 짧게 진행돼서 또 다른 회복기에 대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보다 빠르게 태양광 발전단가가 보조금이나 지원정책 없이도 경쟁력을 갖게 되는 시점에 다가가고 있는 과정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지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이사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이사
“지금이 태양광 투자 적기”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이사“지금이 태양광 투자 적기”

 

클린테크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몇 주 전 미국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다녀왔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두 투자자가 정반대 시각을 보여줬다.

페이탈 창업자이자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인 피터 시엘이 헤지펀드 대표로 나와 “녹색산업 투자는 재앙(disaster)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벤처캐피털에서 한 때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면서 2004년 클린테크 투자사인 코슬라벤처스를 설립한 비노드 코슬라는“이제 막 성장하고 있는 산업에 대해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벤처는 버블을 먹고 산다는 표현처럼 클린테크도 그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IT 산업은 버블을 통해 성장하면서 구조조정을 거친 다음 승자가 나타나 나머지를 독식한다. 태양광은 이제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기를 맞았다.

최근 모 LP에서 작년과 올해 산업 분야별로 조사해보니 태양광이 목표 대비 매출 현황이 가장 안 좋은 걸로 평가받았다. 구조조정 해야 하는거 아니냐, 사전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창투 중에서도 신재생 투자 많이 한 곳이 있는데 우리는 별로 안 했다. 아직 정체기라고 봤다. 정책이 산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바닥이 보이고 그 시점에서부터 살아남은 업종별 넘버원 회사와 이 회사랑 협력하는 회사가 살아남는다. 우리 입장에서는 지금이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태양광은 초기 산업이고 장기적으로는 계속 성장할 산업이다. 다만 미국 솔라시티처럼 토털 솔루션을 가진, 중국과 다른 모델이 나와야지 경쟁과 차별화가 가능하다.

중국을 그대로 따라가는 전략보다는 그것 이상이 필요하다. 미국은 철저하게 비즈니스 모델 쪽은 미국 기업에 투자하지만 제조업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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