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원전맨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원전맨인가?
  • 한국에너지
  • 승인 2012.05.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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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의 기본이라는 것은 적어도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층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MB 정권은 기업인 출신이라는 배경으로 기업인들을 정부 요직에 대거 등용했다. 공공기관에 효율을 중시하는 사람들을 앉힘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에 있어서는 시장으로서 재직할 당시의 인맥을 청와대까지 끌고 들어가 정치적인 한계를 드러냈고 결국 최측근 실세라는 사람들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아픈 결과를 낳고 말았다.

에너지업계도 차관을 지냈던 자가 연루됨으로해서 치욕의 역사 한 페이지에 남게 되었다. 이쯤이면 임기가 얼마를 남았던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깊은 성찰을 했을 것은 불문가지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작은 분야이지만 에너지 업계의 인사를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주에 있은 에너지기술평가원장의 인사가 그 사례다. 신임 안남성 원장의 개인적 자질 문제는 잘 모르겠다.

에기평이 에너지 절약 및 재생에너지 기술 연구의 핵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신임 안원장의 이력서를 보면 원자력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의 틀 안에서 세상을 보게 된다. 재생에너지, 절약 등은 현실적으로 원전과 경쟁의 관계에 있다.

이러한 사례가 처음이 아니라는데 이 정부의 인사를 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MB정권의 출범 초기에 여당의원들 앞에서 지속적인 원전 건설을 주장했던 인물이 에너지절약·재생에너지 보급 업무를 위주로 하는 에너지 관리공단 이사장 자리에, 원자력 연구소 출신 인사를 절약·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을 위주로 하는 에너지기술연구원장에 각각 임명했다.

이 정부는 처음부터 끝까지 원전맨만을 중용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술 더 떠 지경부는 한국신재생에너지협회장에 원전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두산중공업을 회장 자리에 연임까지 시켰다.

정부의 이러한 인사로 인한 폐단은 MB정권이 녹색사업을 제창하고 나왔지만 그 핵심인 재생에너지 산업의 예산은 늘어난 것이 없고 재생에너지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일본은 54기의 원전을 폐기하는 대정책전환을 시도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당국자들은 오히려 원전 일변도의 에너지정책이 지상의 과제인 것처럼 떠들어 대고 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지난주에 있은 대통령의 울진 원전 기공식 참석이다. MB정권에 원전맨의 파워가 아무리 세다 한들 적어도 이번에 있은 에기평 원장 자리에는 유관인사를 앉힐 줄 알았는데 실망이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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