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끄고 별을 켜다’ 에너지의 날 ‘성료’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에너지의 날 ‘성료’
  • 서민규 기자
  • 승인 2012.08.27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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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행사로 210만kW 절감성과 거둬
에너지절약 열기, 범국민 절전운동으로 확대

▲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유영숙 환경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 내외빈이 녹색생활을 다짐하고 있다.
‘불’을 끄고 ‘별’을 켜면서 에너지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에너지의 날 행사가 지난 22일 전국 16개 시·도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로 9회를 맞는 에너지의 날은 당시 사상최대의 전력 소비량을 기록했던 2003년 8월 22일을 계기로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2004년 8월 22일 시작됐으며, 피크시간대 에어컨 끄기와 밤 9시부터 5분간 소등 실천을 통해 여름철 전력수요를 줄이고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시민과 정부, 기업의 노력이 결집되는 대한민국 대표 환경행사로 자리 잡았다.

9회 에너지의 날인 지난 22일에는 서울을 비롯해 강원, 경기,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전남, 전북, 충남 등 12개 광역지자체에서 지역 에너지의 날 행사가 동시 개최됐고 군산, 성남, 진주, 천안 등 각지에서 지역별 행사가 열려 전국적으로 16개 지역에서 20여회의 행사가 열렸다.

남호기 전력거래소 이사장이 에너지의 날 행사에 설치한 전력수급 이동 상황실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22일 오후 2시부터 20분간 에어컨 끄기, 이후 1시간동안 에어컨 온도 2도 올리기 운동을 통해 약 90만kW의 전기가 절감됐고, 밤 9시부터 5분간 소등캠페인에서는 약 30만kW가 절감돼 총 120만kW의 전기가 절약됐다.
에너지시민연대는 휴가철이 끝남과 동시에 올 여름 전력난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셋째 주(8월 16일~22일)를 에너지의 날 주간으로 선포하고 집중적인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에너지의 날을 통해 전국적인 에너지절약 열기를 범국민적 절전운동으로 모아낸다는 계획이다.

▲ ‘에너지의 날’에는 낮부터 저녁 늦게까지 다채로운 행사가 이어졌다.
낮 2시부터는 한 시간 동안 건물 상황에 따라 에어컨 설정온도를 2℃ 올리거나 20분간 끄는 캠페인을 통해 피크시간대 전기사용을 줄이는 실천에 관공서와 에너지 다소비 업체, 상업시설 등이 대거 참여했다.
지식경제부는 20분간 에어컨 끄기를 추진하고 지난 6월 21일 실시해 전력절감 성과를 크게 거둔 바 있는 ‘정전대비 위기대응 훈련’에 준하는 강도 높은 절전대책을 공공기관 및 공기업, 유관기관 대상으로 시행해서 큰 효과를 거뒀다.

기념행사의 절정이 된 밤 9시부터 5분간 불끄기 행사에는 35만여 가구의 가정을 비롯한 4000여 관공서 및 공공기관, 6000여 기업 및 상가, 종교기관 등 총 40만 가정, 기업, 공공기관이 참여했다.
서울광장 주변의 160여개 대형 건물을 비롯해서 125개 대형 전광판과 한강의 교량을 비롯한 주요 시설물의 경관조명에 불이 꺼지고 63빌딩, LG 트윈타워, YTN서울타워(남산타워) 등 주요 랜드마크 건물들과 인천국제공항, SKT 타워, 삼성종로타워, 프라자호텔, 롯데호텔과 백화점 등 주요건물도 소등행사에 동참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450여 매장에서 에너지의 날에 발맞춰 에너지절약 운동을 실천하고 밤 9시부터 5분간 매장 외부 조명을 끄는 방식으로 소등에 참여했다.

서울시 착한에너지 가게 만들기 운동에 참여하는 가게를 비롯한 중·소규모 점포들의 참여도 속속 이어져 에너지의 날 소등행사가 생활문화로 확산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소등행사에는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참여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서울시의 경우 소등 시간을 30분으로 연장해 밤 9시부터 30분간 불끄기를 추진하고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9회 에너지의 날 기념행사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 유영숙 환경부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에너지시민연대 김재옥·남미정·남부원·이정수·지영선 공동대표, 김중겸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 35명이 참석해 에너지절약에 대한 각계의 의지를 다지는 선언식을 진행한다. 9시 소등 시간에 맞춰서는 ‘전력난을 뛰어넘자’는 뜻에서 줄넘기 소등 퍼포먼스와 성대골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이 이어졌다.

기념식에 앞서 낮 2시부터는 58동의 부스가 광장에 설치되고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절약을 주제로 한 전시·체험 행사가 열려 인간동력으로 빨래하는 세탁기 등 에너지자립과 적정기술, 에너지절약, 신재생에너지, 탄소중립 등 볼거리와 체험 기회가 마련됐다.

자연이 준 식재료를 자연이 준 에너지로 요리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와 탄소중립을 이해할 수 있는 탄소중립 푸드코트 코너에서는 태양열 조리기, 인간동력 발전기를 이용한 주스와 솜사탕 만들기, 인절미 떡메치기 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삶은 계란·고구마·냉음료·떡·솜사탕 등 음식은 참여한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됐다.

오후에는 전기 없이 우리 몸의 에너지로 뛰어노는 ‘전력난을 뛰어넘는 동네방네 단체줄넘기 대회’가 진행됐다.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서울하늘 천체관측’ 행사가 진행됐다.

6동의 천문우주 체험부스가 설치되어 ‘별이 빛나는 서울’ 사진전, 서울 밤하늘 별자리판 체험, 중력저울 체험, 서울의 달 만들기 체험 등 별과 우주에 대한 다양한 체험활동이 준비되고 광장 곳곳에 30대의 천체망원경을 설치하여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천체관측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천체관측 방법에 대한 상세한 교육이 이뤄졌다.

서울시는 이번 에너지의 날 행사에 총 16동의 부스를 설치해 천체관측 행사 외에도 2012 서울 환경작품 공모전, 햇빛도시 만들기, LED 조명, 에코마일리지 등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서울시 환경정책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기회로 적극 활용했다.

에너지시민연대가 제안하는 실천행동은 적정 냉방온도를 지키면서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낮 2시부터는 에어컨을 끄거나 설정온도를 2℃ 올려 전력피크를 낮추자는 것이다.

실내온도를 1℃ 올리면 절약되는 전력량은 소비전력의 7%로 모두가 실천하면 100만kW가 된다. 발전소를 새로 짓는 것과 마찬가지 효과다. 여름철 전력피크 시간대인 오후 2시부터 집중적인 절약을 실천함으로써 발전소를 짓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아끼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이러한 내용을 여름철 절전 캠페인 Save at 2PM!에 담아 시민들에게 알리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2004년 에너지의 날이 시작된 이래로 8회에 걸쳐 절감한 전력은 401만9000kWh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로 행사를 치르지 못한 2009년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57만4000kWh에 달한다.
이는 제주도민 전체가 1시간 16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 가정과 사무실에서 에어컨 설정온도를 조금씩 올리는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시민연대 관계자는 “5분간 전등 하나를 꺼서 아껴지는 전력량은 미미하겠지만 시민의 손으로 직접 에너지를 아끼고 모아본 경험과 정서적 공감은 수치로 따질 수 없는 큰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실천에 동참해 준다면 올해의 절감량은 지난해 보다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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