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겨울나기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2.12.0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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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덕환 기자
한전의 인사계획을 취재한지 반년은 된 듯하다. 사측과 노조 측이 여름철 전력비상수급상황이 끝나고 다시 협상하자고 한 것이 김중겸 사장이 퇴임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당초 직급별 순환보직을 실시하려다 전력노조와 마찰을 빚어온 김 사장이 한전을 떠남에 따라 전면중지했다. 전력노조는 신임사장에게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는 듯하다.

거론되고 있는 유력한 한전 사장후보는 관료출신이다. 이제 민간출신이 다시 오는 일을 없을 듯 하다는 전망이 돌고 있다.

두 민간출신 한전사장의 실패요인이 사장이 민간기업 출신이기 때문인지 공기업 조직의 특수성 때문인지 결론내리기는 힘들다. 다만 정부는 ‘입맛’에 맞는 사람을 고르려 애쓰고 있다.

직원들은 지금 전기요금민원에 대비하기 위해 정신교육을 받고 있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폭발적인 민원이 닥치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 난방을 전기로 이용하는 수요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김중겸 사장이 전기요금 때문에 정부와 마찰을 빚어오다 퇴임했고 대선도 앞둔 마당에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올리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전은 보고 있다. 한전의 적자는 현재 사상최대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여름철을 잘 견딘 전력거래소는 다시 침이 마르는 시기를 앞두고 있다. 다수의 원전가동이 멈춘 최악의 사태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전력관제센터의 직원들의 눈에 힘이 들어간다. 예년보다 한달 먼저 비상대책반을 가동했지만 위조된 품질보증서를 사용한 원전부품이 추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원전가동이 또 중단돼는 것은 아닌지 한숨만 쉴 뿐이다.

가장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곳은 한수원이다. 경영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음에 따라 성과금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한수원 직원들, 하지만 하소연 할 곳은 없다. 연이어 터져나오는 고장과 비리에 김균섭 사장은 자신이 책임지고 마무리한 후, 퇴임하겠다는 말까지 했지만 문제는 마무리작업이 끝이 안 보인다는 것. 그나마 UAE원전이 착공한 것을 위안 삼을 뿐이다.

발전사들은 한전이 김중겸 사장의 퇴임으로 정부와 협상하고 있던 발전비용에 대한 주장을 모두 철회함에 따라 수익성에 침해를 받지 않게 됐다. 발전사들의 수익은 겨울철 추위가 깊어짐에 따라 극대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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