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은 행정개혁이 첩경이다
경제성장은 행정개혁이 첩경이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04.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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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반 만에 돌아와 보니 내가 아는 동료가 없더라” 정부 부처 과장급의 한 인사가 외청에 1년 6개월 파견을 갔다 오니 아는 과장급 인사가 한 사람도 없었다며 공무원 세계의 잦은 인사를 푸념조로 하는 말이다. 공직 인사들을 만나보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인사  이동이 극심하다고 이구동성이다.


잦은 인사이동의 최대 문제점은 공무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상부에서 그때그때 떨어지는 일만 처리 할 뿐 정작 시간이 소요되는 중요한 사안들은 전혀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결국 미루고 미루다 곪아 터질 때까지 간다.


대표적인 예로 원전 폐기물 중간 처리장 건설이다. 이는 20년 전에도 늦다고 했는데 현재에 와서도 공론화 운운 말만 있을 뿐이다. 전력 산업 구조개편도 15년이 지났지만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정부 내의 이러한 현상은 비단 산업통상자원부내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부처가 인사의 난맥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미루어지면서 경제성장 사회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적어도 과거에는 공무원들과 이야기 해보면 사명감이 있고 해야 할 일들을 찾아 법도 만들고 고치고 로비도 하고 다녔다. 하지만 이러한 공직사회의 분위기는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일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길어야 일 년 정도 앉아 있는데 기본 업무 파악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간에 난제 해결에 나설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시스템이 일을 못하게 막고 있다.


 100만 명이 넘는 공무원 집단이 국가발전의 핵심 역할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과거 경제 개발 시대에는 공무원 집단이 엔진의 역할을 했다, 세계 주요 보고서들이 한국의 성장엔진이 멈추었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 성장 엔진이 무엇인지 조차 모른다. 우리나라의 경제는 몇몇 대기업들이 끌고 가는 형국이다. 이로 인해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서민 경제는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국가 경제 전반을 균형 있게 이끌어야 할 정부, 즉 행정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이명박 정권을 볼 때. 대통령은 귀신들린 사람처럼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해가 거듭될수록 성장률이 떨어졌다. 누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어도 현 상태의 행정 시스템으로는 우리가 처한 난관을 극복해 낼 수 없다.  청와대에 앉아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고 열심히 일해도 일은 100만 공무원들이 해야 하는 것이지 대통령 혼자 아무리 해도 소용이 없다.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는 국가를 운영하는 핵심 주체이다. 이 핵심적인 집단이 시대 변화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과거에는 보직 기간이 보통 2년은 됐지만 지금은 평균 1년도 채 안 된다.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기보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무원 세계는 경력만 화려해 질뿐 전문성과 질은 떨어지고 있다. 30년 전 경제개발 시대에 비해 공무원들의 개인 수준은 높아졌을지 몰라도 집단의 수준은 오히려 낮아졌다. 사회는 전문화로 나아가고 있는데 공무원은 아마추어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경제가 발전하고 민주화가 이루어진 나라라도 공무원 집단이 경제발전의 엔진 역할을 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다시 행정부가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일견 선진국 운운 하지만 행정 시스템은 후진성 비효율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류 선진국들이 행정시스템을 어떻게 발전시켜 왔는지 벤치마킹 해야한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려면 100만 공무원이 제대로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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