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변전소
평화변전소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3.05.0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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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환 기자
개성공단의 잠정가동 중단사태가 발생한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통행차단으로 시작된 개성공단 갈등은 현재 숨고르기 상태에 놓여있다.
이대로 개성공단이 폐쇄할지 말지는 ‘물’과 ‘전기’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전력공급이 개성공단의 향후 미래를 판가름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간 개성공단에서 사용한 전력은 한전이 남한에서 생산해 개성공단 현지에 있는 10만㎾용량의 평화변전소까지 송전해온 것이다. 한전은 전력공급을 위해 우리 측 문산변전소부터 개성공단 평화변전소가지 16㎞구간의 송전선로를 건설했다. 송전선로 준공에 앞서 2개 라인의 배전선로를 건설하고 전력을 공급해왔다.
정부는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는 7명이 귀환해도 개성공단 폐쇄와 직결될 수 있는 물과 전기 공급중단은 당분간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기를 공급한다 해도 개성공단에 전기가 끊기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력당국의 설명이다. 우리가 전기를 보내도 이를 안전하게 사용하고 유지·관리하는 인력과 기술이 북한에 없기 때문이다.


그간 전력설비의 유지·보수는 한전직원들이 전담해왔으며 남쪽으로 철수할 때 중요장비, 고가장비는 모두 가져온 상태라 북한으로서는 전기설비를 안전하게 유지할 수 없는 상태이다. 또 전력사정이 열악해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올 수도 없지만 그런 설비를 신속히 갖출 기술과 자금력 또한 북한은 부족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전력산업계 관계자는 전력선만 연결돼 있으면 유지보수를 위해 우리 측 기술자들의 점검을 북한이 허용해 줄 가능성이 높다며 전력공급이 살아있어야 개성공단이 정상화될 때 신속한 공단가동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기업이 투자한 설비가 대부분 재봉틀 등 전기로 작동하는 기계류이기 때문에 전기가 끊기면 유지보수가 되지 않아 급격히 노후화될 수 있어 입주기업들의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단전으로 인한 손실이 경제적 수준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다. 현재는 단전으로 인한 인도주의 문제가 가장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전이 개성공단에 공급하는 전력은 공단내 평화변전소에 1차로 들어간 후 입주기업 공장과 정수장으로 나눠 공급돼 왔다. 개성공단에서 사용하는 용수는 공업용으로 이용될 뿐 아니라 개성시내 식수도 일부 담당하고 있어 단전으로 정수 기능이 마비되면 당장 개성 시민들이 물 부족 사태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개성에 공급되는 전력부족으로 인해 북한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 역시 문제시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측 인력이 모두 나온다 해도 평화변전소에 전기가 공급되는 이상 북한과의 개성공단을 둘러싼 갈등이 아무리 깊어진다 해도 일말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기공급 문제가 개성공단의 향후 진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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