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는 여전히 각광받는 에너지원”
“천연가스는 여전히 각광받는 에너지원”
  • 조재강 기자
  • 승인 2013.10.2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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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보우설 로얄더치쉘 CEO

 

▲ 피터 보우설 로얄더치쉘 CEO

 

경제성·환경오염, 두 마리 토끼 다 잡을 수 있어

피터 보우설(Peter Voser) 로얄더치쉘(이하 쉘, Royal Dutch Shell) CEO는 지난 15일 열린 대구세계에너지총회 기조연설에서 “석유나 석탄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우설 CEO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도 볼 수 있듯 원자력 에너지는 미래가 불확실하고, 화력발전소는 전 세계에서 계속 건설되고 있다”며 “천연가스는 가격경쟁력이 있는데다 청정연료이기 때문에 화력 발전소를 대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가스를 수입하기 시작했고, 한국과 인도는 더 수입량을 늘리는 등 2020년까지 LNG 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15일 보우설 CEO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쉘의 사업전략과 에너지 시장 전망을 들어봤다. 

중국 셰일가스 개발사업 진출... 수출 아닌 100% ‘내수’
한국은 전략적 파트너...  FLNG 합작 프로젝트 기대 커

“천연가스의 전망은 밝다. 가격과 환경문제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천연가스가 유일하다.”

보우설 쉘 CEO는 이 같이 밝히며 천연가스 시장의 성장세를 낙관했다. 당분간 천연가스를 대체할 만한 에너지가 없다는 그의 말에서 쉘이 천연가스 사업을 확장키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쉘은 중국 경제 성장을 지목하고 있다. 20년 뒤 세계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과 인도에서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수요 중심축이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중심으로 이동한다는 반증이다. 이에 쉘은 중국의 천연가스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의 천연가스 시장이 아직은 성장 단계라고 판단,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가 단연 눈에 띈다. 쉘은 중국 CNPC와 셰일가스를 공동 개발키로 하고 올해 초 푸순지역 개발 허가를 받았다.

쉘과 우리나라의 합작 프로젝트 역시 눈여겨 볼만하다. 현재 쉘과 한국가스공사가 추진 중인 Prelude FLNG(Floating Liquefied Natural Gas: 부유식 액화설비)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형 사업으로 당사자 기대가 크다.

쉘은 다가올 에너지사업의 불완전성에 대비키 위해 대체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에 대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CCS는 CO₂저감대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신기술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연료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국인 브라질에 진출, 두 번째로 큰 바이오연료 생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프로그램도 빼놓을 수 없다. 에너지 과제 해결을 위해 독창적인 발상을 하는 사람들을 초대해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되는 컨셉은 실현 가능성을 입증토록 재정 지원을 해준다.

쉘은 이 프로그램에 1996년 이래 2000건이 넘는 아이디어에 2억50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그 중 200건이 성공했다. 전통에너지를 넘어 대체 기술에 이르기까지 쉘의 욕심은 끝이 없다. 쉘의 미래에 대한 투자는 거침없어 보인다.

다음은 보우설 CEO와의 일문일답.

▲향후 쉘의 중점 사업은.
-쉘은 천연가스가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쉘은 천연가스에 2000만 톤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고 700만 톤이 추가적으로 계획 돼있다. 앞으로 2000만 톤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쉘 시나리오팀의 자체분석결과 천연가스는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로 나타났다.

2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천연가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른 하나는 신재생인 태양열 다음으로 천연가스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왔다.

위 시나리오는 2050∼2060년 후의 주 에너지원 사용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다. 결국 풍력, 태양력 같은 신새쟁에너지가 당분간 주 에너지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가장 이상적인 에너지는 여전히 천연가스라고 확신한다. 

▲중국 CNPC와 합작으로 중국 셰일가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진출 한다. 일각에서는 셰일가스 개발이 정체된 상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셰일가스에 대한 전망은. 

-중국은 지질학적으로 방대한 양의 셰일가스가 매장돼있고 미국보다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쉘은 중국에서 4개의 가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타이트 가스는 진치우, 쯔퉁, 창베이 3곳, 셰일가스는 푸순 1곳이다. 이중 창베이 가스정에서 연간 3.3 bcm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의 셰일가스를 개발하는 것은 내수시장에 한정된 것인가.

-그렇다. 100% 내수시장 경향이 맞다.

▲중국도 셰일가스 개발 시 수압파쇄와 화학물질로 인해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까 환경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쉘이 환경 단체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전혀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는 근거는.

-환경오염에 전혀 문제없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압파쇄 공법은 지하수보다 깊은 곳에서 이용된다. 지하수를 뚫고 가더라도 이중 파이프를 적용해 오염방지를 위해 방법을 갖췄다. 화학물질은 친환경적 물질을 사용해 아무런 영향이 없다. 다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시로 토양을 검사해 환경에 유해하지 않도록 주의 할 것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셰일가스 도입에 관심이 많다. 쉘이 한국과 현재 추진 중인 셰일가스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쉘은 캐나다에서 한국가스공사, 일본 미쓰비시, 중국 CNPC와 공동으로 셰일가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최종 한·중·일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과 대표적인 합작은 한국가스공사와의 협력이다. 쉘은 가스공사를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한다. 현재 가스공사와 함께 세계 최대 FLNG를 짓고 있다. 거제도에서 삼성중공업이 만들고 있다. 완공 후 호주에서 생산된 가스를 한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번 합작은 규모나 기술면에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가스공사와 같이 하는 것에 기쁘고 영광스럽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프로젝트도 함께 할 수 있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 

▲BP사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이 북미에서 들여오는 LNG 가격이 미국에 비해 3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셰일가스가 우리나라에 도입된다면 우리나라 LNG 도입가격이 유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미국에서 한국, 일본으로 올 때 까지 6∼8달러의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수송, 액화공정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동북아시아로 왔을 때 가격이 최종 10∼12 달러 정도 된다. 생산비용은 4∼6달러 정도다.

중국이 셰일가스를 수출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에너지믹스 중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4∼5% 정도로 환경오염이나 온실가스 문제를 비춰보면 중국이 에너지를 다변화 시켜서 원자력, 태양에너지 등 대체 에너지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은 에너지믹스에서 천연가스가 25∼30% 차지한다. 중국이 이 정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출 할 만큼 셰일가스가 많지 않을 것이다.

▲중동산 LNG가 북미 셰일가스에 맞춰서 가격 조정이 있을 거란 분석도 있는데.

-아시아 가스 시장은 오일 연동 가격으로 책정된다. 90% 넘게 선주문 계약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런 계약체계는 10년 이상 변화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년간 10∼15달러 정도에서 계약가격이 책정됐다. 미국 수출가 10∼12달러와 비교하면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17달러 예상치는 스팟(비정상)시장으로 나머지 시장의 10%도 안 되기 때문에 이것이 갖는 의미는 적다고 볼 수 있다.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CCS(CO₂ 포집 저장 기술)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일부에서는 비용과 기술적인 문제로 회의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는 거 같다. 이에 대한 생각은.

-CCS가 CO₂를 줄이는 가장 큰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쉘이 CCS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시범사업이다. 비용 대비 효율성과 원하는 만큼 저장 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출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기술은 충분히 확보했다. 우리가 원하는 규모를 달성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곧 경제성과 규모가 CCS 성공의 열쇠라고 본다. 이미 호주, 캐나다에서 CC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IPCC(기후변화에 대한 정부간 패널) 5차보고서를 발간하면서 CO₂ 농도를 450ppm로 맞 추려면 향후 석유·가스 생산량의 10∼15%를 줄여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따른 전통에너지의 전망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시스템을 변환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모든 에너지를 총 동원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가스는 물론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가스가 가장 중요하다. CO₂배출량이 석유보다 적어 향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1%의 에너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25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R&D에서부터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바이오에너지, 태양에너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일어날 것이다. 변화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큼 화석연료의 중요성은 변함없을 것으로 본다.

▲향후 신재생과 원전에 대한 의견은.

-풍력에너지는 30년 전 보다 에너지효율이 100배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기술이 발전하면 신재생에너지도 에너지원으로 가치가 있는 셈이다.

앞으로 에너지원은 석유, 가스, 태양, 풍력 등이 주를 이룰 것이다. 원자력도 이런 틀 안에서 역할을 하겠지만 5~10년 전망치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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