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환경에서 태양광발전을 확산시키려면?
건축 환경에서 태양광발전을 확산시키려면?
  • 박진호 영남대학교 교수
  • 승인 2013.11.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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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호 영남대학교 교수
  최근 발표된 정부의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살펴보면, 분산전원을 2012년 현재 5%에서 2035년 15%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분산형 전원의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서, 이른 바 신재생에너지 선진국들은 앞 다투어 확대를 계획하고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는 실정이다. 태양광발전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은 지역적으로 자체 생산하여 자체 소비하는 분산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핵심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1월 3일부터 5일까지 한국의 주최로 제주도에서 열린 제40차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태양광발전분과(PVPS: Photovoltaic Power Systems) Task 1 회의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정규회의에 앞서 반나절 동안 두 개의 Subtask 회의가 열렸는데, 그 중 하나는 태양광 그리드 패러티 이후 지속가능한 태양광발전 신규 비즈니스 모델에 관한 태스크포스 회의였고, 또 다른 하나는 바로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의 확산에 관한 태스크포스 회의였다. 그 만큼 태양광 선진국들은 향후 분산전원의 한 형태로서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 발전(PV in Built Environment)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를 또한 지속가능한 태양광 신규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은 단순히 건축물에 설치되는 태양광 모듈에 의한 전기의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매우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건축물과 인근 커뮤니티에서의 에너지 보존(Energy Conservation)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Energy Efficiency), 건물통합형 태양광발전 시스템(BIPV: 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s)을 활용한 전기의 생산 및 사용, 그리고 태양열 및 타 신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한 난방과 냉방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라 하겠다.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건축물에너지 관리시스템(BEMS: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의 한 구성요소로서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의미한다고도 하겠다.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 발전은 또한 단순히 위에 기술한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적인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에 더하여, 일상생활에서의 수용성, 미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들에 대한 세밀한 고려와 함께 필요할 때 우리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해야 한다는 제한조건도 추가로 부과된다고 하겠다.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은 분산형 발전시스템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가까운 장래에 곧 우리 주변에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태양광산업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가격 급락이 BIPV 제품과 비즈니스에 있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하겠다. 물론 이러한 분산전원 형태의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보다 확산되기 위해서는 경제성도 어느 정도는 보장되어야 할 것이고 또한 각 국 정부의 집중적인 육성정책도 받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현 시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우선 다양한 건축 환경에서 태양광발전과 BEMS의 접목을 위한 보급 연계 R&D 및 R&D 연계 보급이 집중적으로 육성될 필요가 있고, 이를 통해 여러 가지 건축 환경에 적합한 즉, 지역적으로 최적화된(Locally Adaptable), 분산형 건축 환경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실증과 이에 관련한 기술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 수 있을 것이다. 부수적인 효과로, 특정 지역 및 환경에서의 전력의 최대부하(Peak Load)를 경감시킬 수 있는 맞춤형 마이크로 그리드의 구축도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면적이 제한적인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효율(High Efficiency) 태양전지 및 고용량(High Capacity Factor) 태양전지의 개발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하겠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BIPV 맞춤형 박막 태양전지의 개발도 정부주도로 지속되어야 하겠다.

  법규 및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들의 법적 지위와 이들이 해당지역의 에너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며, 인프라 측면에서는 건축물에 관련한 BIPV 모듈의 표준화와 품질보증(수명 및 안전성)에 대한 연구와 인증평가에 대한 준비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물론 각 분야에 필요한 전문 인력의 육성은 따로 언급할 필요 없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라 하겠다.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의 세계적 확산이라는 큰 문제에 대한 이번 40차 IEA PVPS Task 1의 태스크포스 회의의 결과는 재미있게도 “PV in Built Environment”란 주제를 “PV as Building Element”로 축소하자는데 합의한 것이다. IEA PVPS의 역할은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확산에 관한 각국의 정책 및 제도와 Best Practice의 공유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으므로, 이를 위해 상호 긴밀히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자는 의도였다. 결국 건축 환경에서의 태양광발전이라는 큰 주제는 각 국의 몫으로 남게 되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도시화율(Urbanization Percentage) 1위의 국가이다. 발전소형태(Utility)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넓은 장소가 없어 내수시장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은 우리가 자주 듣는 얘기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90% 이상이 살고 있는 도시에 있는 건축물들의 지붕과 벽, 창문들을 모두 태양광발전 자원화 할 수 있다면, 태양광 내수시장이 작다고 주장하는 것도 더 이상 광범위한 동의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PV in Built Environment를 선도적으로 실천해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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