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인사는 惡인가?
낙하산 인사는 惡인가?
  • 한국에너지
  • 승인 2013.11.29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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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단어는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세월을 되짚어보면 모든 정권의 인사가 낙하산 인사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신정권 시절은 말할 것도 없고 전두환·노태우 시절은 이른바 ‘워커 부대’, 김영삼 정권 시절에는 대통령 아는 사람은 모두 한 자리씩, 김대중 정권 시절에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집권 세력의 인사는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자리뿐만 아니라 중 하위 자리까지 미치기도 했다. 이러한 독식 인사를 개선해 보고자 한 것이 노무현 정권 시절 공공기관장의 공개 모집제도의 도입이었다.
이 제도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집권세력의 인사 독점을 막는 데는 다소의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 제도의 도입 취지는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대통령의 인사 전횡을 제도적으로 제한해 보자는 것이지 꼭 그렇게 해야한다는 강제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일부 국가가 직접 민주제를 채택하고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간접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집권하고, 정당은 내세웠던 정책을 실현해 국민 지지에 보답한다. 정책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조직을 갖춰야 한다.

조직이란 기구와 인물이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조직이 있으되 실천할 인물이 있어야 한다. 그 인물을 선정하는 것이 인사다. 집권자의 정치 철학·집권 세력의 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추진 할 수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 인재가 많은 이 시대에 사람이야 없지 않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뜻을 같이 해왔던 눈 안의 인물을 믿게 된다.

무엇보다 최고 통치자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 철학과 정책이 얼마나 깊이 스며들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난다.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여러 요인 중의 한 가지는 집권세력이 정부 조직의 요소요소를 장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 박근혜 정권은 낙하산 인사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분야에 내부 승진도 많다. 그렇다고 현 정부의 공공기관장의 인사를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집권 후 1년이 됐는데도 인사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인사를 배제하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집권 세력이 앞으로 일 할 수 있는 시간은 겨우 2년 정도다. 아직도 일 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정운영은 청와대 안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의 생각이 최하위 공무원에까지 스며들 때 성공할 수 있다. 1년이 지나도록 공공기관장 인선도 마무리하지 못한데서야 아무리 통치자 한 사람의 생각이 훌륭하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따라서 현 정권의 성공여부는 짐작이 가능하다.

낙하산 인사는 악과 선의 무게를 따지기가 쉽지 않다. 낙하산 인사에 앞서 국민들은 선택을 받은 대통령이 국정을 잘 운영 할 수 있도록 체계를 하루 빨리 갖추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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