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FIT 붐이 남긴 것
태양광 FIT 붐이 남긴 것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4.03.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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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하러 온 고객보다 자기네 물건을 사달라고 온 부품업체가 더 많았습니다. 참관객도 작년보다 확실히 적은 것 같았고요.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월드스마트에너지위크 2014’를 2년 연속 참가한 A인버터업체의 B팀장은 “같은 장소, 같은 크기의 부스에서 사흘 내내 있는 동안 일본 태양광시장의 변화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일본 현지기업을 통해 대용량 태양광 인버터를 공급해오고 있다. 현지기업은 태양광 발전소 설계부터 건설, 유지·관리까지 원스톱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지난해 이 전시회에서 총 1500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엔 첫날에 80건을 상담하는데 그쳤다.

카탈로그 역시 마찬가지. 지난해 인버터업체가 준비해온 1000부가 턱없이 모자라 올해는 넉넉히 준비해왔지만 고스란히 남았다. 

그는 “올해는 상담이나 계약은 커녕 질문하는 사람 자체도 너무 적었고, 카탈로그를 주려고 해도 잘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2012년 7월 FIT가 실시되고 메가솔라 붐이 일면서 발전소 건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발전소 건설에 대한 수요가 전시장으로 이어졌다. 이후 전력매입가격이 인하되고, 내년부터는 kW당 31엔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전시장에는 이런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지난해 일본 전시장을 보면서 FIT 시행으로 전세계 태양광기업이 몰려들었던 한국과 스페인이 떠올랐다. 태양광 붐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패턴이 일본에서도 재현되고 있었다.

정책에 따른 시장의 변화는 어떤 나라든 피할 수 없다. 하지만 FIT 붐이 지나간 후 남는 건 나라마다 다른 것 같다. 일본이 발전소 수명과 유지관리를 위해 20년 보장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해 한국에 완공된 대규모 발전소가 자꾸만 어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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