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이 먼저다
내실이 먼저다
  • 조재강 기자
  • 승인 2014.04.24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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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재강 기자

지난 8일 여의도에서 주유소협회 주최로 대규모 석유수급 주간보고 반대 궐기대회가 열렸다. 수 백명의 회원들이 전국 각지에 모여 피켓을 들고 시위에 참가했다. 그 주변으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관들이 배치됐으며, 많은 언론들이 행사를 취재했다.  

하지만 취재하는 동안 아쉬움이 남는 것은 왜일까. 특히 한 회원의 행사 방해 해프닝은 유독 그렇다. 그 회원의 경우 특정 지회장을 지칭, 고성방가로 행사진행을 방해했다.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는 등 정부에 성토하기도 전에 회원 간에 싸움이 날 지경이었다. 왜 자기 지회장에 불만이 쌓였는지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초 내부 문제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것이란 짐작과 달리, 다소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 회원 말에 따르면 하루 장사를 포기하고 올라왔는데 점심이 지날 때까지 한 끼 식사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지회장이 행사장에 도착하는 동안 줄곧 아침, 점심지원에 관한 예기도 없었다”며 “도착하고 보니 일부 지회는 이미 식사지원을 받았는데 왜 우리 지회만 이런지 화가 나서 술을 마시고 소리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모르는 회원, 언론의 경우 협회 내부의 심각한 갈등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할 수도 있다. 협회 운영의 묘가 부족하지 않았나, 아쉬움이 든다. 

아쉬움은 이뿐만 아니다. 궐기대회 중 한 곳에 유독 모여 있는 아주머니들이 눈에 띄어 다가갔다. 몇 가지 질문을 위해 다가가면 “우린 모르는 일”이라며 손사래 치며 모두 자리를 피했다. 회원들이라면 분명 하고픈 말이 많다는 생각은 기자만의 착각이었나. 근처 한 회원이 넌지시 알바동원 냄새가 난다 듯 얘기를 흘렸다.

회원 간의 이런 불신의 모습은 ‘옥에 티’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런 모습이 협회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것만 보여주는 것은 아닐지 우려된다.

이제부터라도 대규모 행사로 시선 끌기보다는 저비용과 회원들의 생업에 지장을 최대한 줄여주는 방법을 고안해 낼 필요가 있다. 거창한 것보다는 내실이 먼저인 시대 아닌가. 협회는 대규모 행사로 얻은 게 무엇인지 되새겨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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