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음서제’… 부모가 최고의 ‘스펙’
‘현대판 음서제’… 부모가 최고의 ‘스펙’
  • 최종희 기자
  • 승인 2014.10.2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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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희 기자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임직원 자녀 특혜’, ‘낙하산 인사’ 등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가스기술공사 전 임원들이 파견근무자의 고용이 승계된다는 점을 악용해 자녀들을 특채로 채용해 수년째 근무시키고 있다”며 “실제로 부당하게 6년째 일한 자녀도 있었고, 9년째 근무한 경우까지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혜로 취업을 한 이들의 숫자를 파악하기 위해 가스기술공사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이 직원들 이름만 뺀 엉뚱한 명단을 줬다”며 “잘못을 감추려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치부가 드러난 강기창 가스기술공사 사장은 고개를 떨궜다.

공공기관 뿐만이 아니다. 일반 기업은 물론, 많은 공기업들이 여전히 직원 자녀를 채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용세습은 보직이나 승진을 결정할 때도 영향을 미쳐 조직 전체 분위기를 망가뜨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선량한 한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고용약탈과도 같기 때문에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낙하산 인사’라는 해묵은 주제도 이번 국감에 어김없이 등장했다. 노영민,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차례로 나서 공공기관의 낙하산, 보은 인사 명단을 폭로했다.

핵심 요직을 뽑을 때도 전문성은 안중에도 없었다. 참다못한 김동철 산업위원장은 “이럴 바엔 차라리 조직을 아예 없애는 게 낫겠다”고 따졌다.

우리 사회에는 이미 공기업의 인사 난맥상이 공정한 사회를 저해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럼에도 나몰라라하는 식의 터무니없는 인사로 조직을 병들게 한다면 지휘고하를 떠나 엄벌해야 한다. 그래야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능력중심 사회’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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