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심상치 않다
중국이 심상치 않다
  • 김정인 중앙대학교 교수
  • 승인 2014.1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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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인 중앙대학교 교수(경제학부)

[한국에너지] 최근 중국과 관련하여 아주 굵직한 기사들이 신문을 장식하고 있다. 당연히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FTA 체결이다. 두 번째는 기후변화 관련 소식이다. 얼마전 베이징에서 있었던 한중 정상회담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하기로 결정을 보았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25년까지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28%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까지 17% 감축하겠다던 2009년 공약보다 무려 10%나 증가한 것이다.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2030년을 전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이상 증가하지 않겠다고 합의했다. 동시에 신재생에너지원의 비중을 2030년에는 20%로 증가하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의 전체 전력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7.2% 정도, 미국은 5.3% 정도 된다. 중국이나 미국이 이런 분야에 적극적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G2 국가의 이번 발표는 공식적인 발표라는 데에서 의미가 있지만 이산화탄소 배출 1, 2등이란 국가의 발표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지난해 전 세계 탄소배출량은 330억Mt(입방톤) 정도로 추정되는데 중국이 100억Mt, 미국이 55억Mt를 차지하고 있다. 두 나라만 합쳐도 절반 가까이 되는데 두 국가의 합의는 곧 있을 페루 리마의 국제기후변화협상뿐만 아니라 내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당사국 회의에서도 아주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뉴욕타임즈나 블룸버그 통신은 일제히 환영하는 말을 쏟아 냈다.

자연히 세계 3위 국가인 인도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인도의 입장은 강경한 듯하다. 일인당 배출량 면에서 보면 인도의 탄소배출량은 1.9톤이지만 중국은 7.2톤이나 되어 인도는 중국 배출량의 7분이의 1 수준이니 아직은 멀었다는 것이다. 인도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중국과 미국은 1인당 12톤의 탄소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인도의 배출량은 1인당 4톤에 불과하다는 것이니 중국처럼 2030년에 동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논리다.

과거부터 국제 기후협상에서 중국은 항상 선진국들의 과거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의무적이던 자발적이던 감축을 회피하여 왔다. 그런 중국이 왜 기후문제에 변화를 스스로 보이는 것일까? 답은 명확하다. 우선 국내적으로 경제성장을 하기는 하지만 환경오염의 피해를 스스로 체험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시진핑 주석의 철학도 반영은 되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과거의 패권주의가 군사였다면 미래는 환경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는 ‘21세기의 강국은 물을 지배하는 국가’라고 했다. 환경을 지배하는 국가가 초 강대국이 된다는 것이다. 물 문제에 관한한 중국은 사막화, 지역별 물 배분의 불균형 문제 등 미국에 비하여 매우 약하다. 그래서 ‘남수북조(南水北調)’ 즉 남쪽의 물을 북쪽으로 조달하고 있지 않은가. 중국은 점점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하여 12차 5개년 계획에서 2015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을 석탄으로 환산하여 6억 7000만을 삭감하기로 하였으며 2017년까지 1조 위안을 투자하여 천연가스 발전소를 세우고, 기존의 화력 발전소를 폐쇄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 환경 기술 개발이다. 희귀금속, 석탄과 같은 광산 개발, 산업폐기물과 중금속의 무당 폐수 방류 등으로 집단 납중독이나 피부병이 발생할 정도로 토양 오염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기관마다 추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중국경제가 환경문제로 인해 GDP의 약 2.5%인 1조 1000억 위안(한화 190조 원)규모 손실을 추정한 보고서도 있다. 세계은행의 경우 GDP 2% 이내로 추정하기도 한다. 된다. 환경기술을 통하여 환경산업이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 환경 시장이 2020년 까지 약 3배로 성장해 약 5550억 달러(한화 582조 원)가 될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좋은 시장성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옛날에 미국의 시사 잡지인 ‘타임(The Time)’지 커버에 ‘중국이 몰려오고 있다’ 라는 기사가 있었다. 그때의 내용은 중국 경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제목을 바꾸어야 할지 모른다. 이제는 정치, 경제, 심지어 환경도 끌고 가는 상황이 되고 있으니 아마도 ‘중국이 끌고 가고 있다’ 로 해야 할 듯 싶다. 그러나 한국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변화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에게 득이 될 지 실이 될 지 냉정하게 따져보면서 최대한 이득이 되도록 해야 한다. 갈수록 중국은 무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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