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갈등 최소화 … 국민적 지혜 모을 것"
"사회적 갈등 최소화 … 국민적 지혜 모을 것"
  • 남수정 기자
  • 승인 2015.01.21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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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두승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에너지 남수정 기자]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분리시킨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위한 용지 확보 문제는 더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도 이제 본격적으로 공론화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홍두승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05년 11월 7일 한 경제지에 기고한 칼럼 내용이다. 반드시 풀어야 할 우리 모두의 어려운 숙제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없던 때부터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에 대한 화두를 제시해 온 그는 10여 년이 흐른 2014년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2013년 11월 30일 출범한 위원회는 지난달 활동기간이 6개월 연장돼 올 상반기에 그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의제에 대한 최종권고안을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홍두승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그간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남은 6개월 간의 활동계획 등에 대해 들었다.

"원자력 혜택 누린 세대가 책임져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

"'의제'에 대한 실질적의견 수렴할 것"
"원전소재 지역주민 의견 최종 권고안에 반영"

▲ 홍두승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사용후 핵연료 관리 이슈는 원자력 에너지가 옳다, 그르다는 가치 판단과 다른 주제"라며 "이미 발생해 있는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국민이 공감할 수 있게 처리하는 최선의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용후핵연료’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이 먼저 필요한 것 같다.

사용후핵연료란 원자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사용되고 난 후 인출된 우라늄 연료 다발이다.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방출하는 위험물질로 고준위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된다. 2013년 12월 31일 현재 한울, 월성, 고리, 한빛 4개 원자력 발전 단지 내에 이미 1만3254t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생해 있다.

우리나라는 사용후핵연료 처리시설 없이 개별 원전의 임시 저장시설에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가동 중인 23기 원전에서 매년 약 750t씩 발생된다고 봤을 때 2016년에는 고리 원전의 임시 저장시설부터 포화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 역할은 무엇인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민간 자문기구로 정책 수립 초기부터 광범위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갈등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유례없는 정책 민주주의 시험대라고 볼 수 있다.

공론화위원회는 인문사회, 시민사회, 원자력계, 원전지역 등 각계를 대표하는 위원들로 구성돼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관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정부의 정책 수립에 권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의 어려운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먼저 ‘사용후핵연료’는 일반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접하기 어려운 주제이고, 설명에 전문적인 용어가 수반되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쉽지 않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에 대한 이해관계자가 굉장히 많고, 광범위하다.

▲ 지난 1년여 간 위원회가 진행해 온 타운홀미팅, 전문가 토론회, 해외전문가 심포지엄, 국회토론회, 대학생 토론회 등 사용후핵연료 공론화 과정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공론화위원회는 2013년 10월 30일 출범한 이래 공론화 실행계획과 마스터플랜에 따라 단계별, 대상별로 체계적인 공론화를 진행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고 끊임없이 공론화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으나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별 의견수렴을 진행하다보니 빈도나 강도에 비해 실질적인 체감이 약했던 것 같다.

▲ 공론화위원회가 중간보고 형식으로 발표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의제’는 어떠한 의의를 갖고 있는가.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의제와 관련된 의견들을 통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공론화위원회가 해야 할 일을 확인했다고 생각한다. 의제가 나온 만큼 의제를 중심으로 실질적이로 구체적인 의견수렴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 그 동안의 의견수렴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위원회의 활동 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공론화 추진 계획을 들려달라.

그 동안의 의견수렴이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통한 인지도, 이해도 상승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의견수렴은 의제에 대해 실질적인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

▲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를 예상한다면, 최상의 결과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공론화는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국민적 지혜를 모은다는데 의미가 있다. 현실적으로 공론화의 목표는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는 이해상충의 합의가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충분한 논의와 숙고를 통해 균형적인 최선의 안을 도출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이를 인정받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해 이해관계자들이 스스로 최선의 관리대안을 판단토록 하고 이러한 사회적 의견을 집약해 최선의 안을 도출하는 게 위원회의 역할이다. 최종 권고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수렴을 받아 실행력을 제고하고 공감대를 확보하겠다.

▲ 지난 1년여 동안 주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공론화 참여가 사실상 전무했다. 남은 기간 동안 이들 단체와 함께 공론화를 추진할 계획이 있는가.

공론화에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참여를 기대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어떠한 방식으로 의견이 표현되든 공론화위원회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원전 정책이 사회적인 화두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사용후핵연료에 대해 밝히는 의견들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수렴하고자 한다.

▲ 원전 소재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의견수렴을 위해 진행되는 공론화 방안을 소개한다면.

원전 소재 지역주민들은 원전에 대한 걱정과 우려 속에서 살아가고 계시고, 자칫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공론화위원회는 원전 소재 지역주민의 애로점을 귀담아 듣고 지역별로 구성돼 있는 원전소재지역특별위원회가 지역의 의견을 수렴하면, 그 결과를 최종 권고안에 잘 반영할 것이다.

▲ 공론화위원장으로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사용후핵연료 관리 이슈는 원자력 에너지가 옳다, 그르다는 가치 판단과 다른 주제다. 이미 발생해 있는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국민이 공감할 수 있게 처리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원자력 에너지의 혜택을 누린 우리 세대가 책임지고 답을 마련해야 하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다. 공론화위원회도 더 노력하겠지만 국민 여러분도 저장시설 포화가 임박한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 프로필
1950년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경기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사회학 학사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사회학 석사·박사
▲ 한국하버드옌칭학회 회장 ▲대통력직인수위원회 외교통일안보분과위원 ▲한국사회학회 회장 ▲중저준위방폐장 부지선정위원 ▲감사원 행정·안보감사 자문위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사단법인 한국조사연구학회 회장 ▲한국구방정책학회 회장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및 감사 ▲2012년 한국조사연구학회 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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