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의미
설날의 의미
  • 한국에너지
  • 승인 2015.02.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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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 설이란 중국에서 발생한 음력에 기초한 한해의 첫날이다. 아마도 우리 민족은 음력을 사용하면서 설이란 명절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한해의 시작이라는 의미에서 어느 명절보다도 경건한 마음으로 보냈다는 것은 우리의 풍속에서 잘 나타나 있다.


또 하나의 설은 서양력이 들어오면서 시작된 설이다. 서양에서 들어왔다는 의미에서 서양절, 서양설 등의 말이 있었다. 요즈음은 양력설 신정이라고도 하는 이 명절은 일제시대에 우리 고유의 문화를 파괴하는 차원에서 많이 장려됐으니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광복 후 공식적으로 공공기관에서 양력을 사용하다보니 양력 설과 음력 설이 공존하게 됐다.


새마을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는 이른바 이중과세 방지라는 차원에서 정부에서는 양력설을 강력히 추진하여 일부에서는 이때 조상님께 제사를 올리고 새해를 맞이하는 신년 풍습이 생겨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정권이 무너지면서 추진동력을 잃어버리자 양력설의 풍습은 동력을 잃고 음력설 풍습이 다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한때 검소한 생활, 낭비를 줄이는 차원에서 ‘이중과세’ 방지책이 나왔으나 이제 우리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이중과세, 두 번 설을 세고 있다. 아무런 심리적, 경제적 부담도 없이 말이다. 이러한 것을 두고 볼 때 문화라는 것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생명력이 끈질기다 아니할 수 없다.


시대변화가 워낙 빠른 현실에서 설날을 보내는 풍습도 많이 변하고 있지만 혹자는 조상님께 제를 올리고 집안 어른들을 찾아뵙는 우리의 설 문화는 그리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분석을 하기도 한다. 물론 문화는 아무리 좋아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일테다. 하지만 수천 년을 내려온 우리의 설문화가 아무리 문명이 발전한다 해서 쉽게 바뀔 것인지는 의문이다.


미국의 청년과 한국 청년이 스페인에서 만났다. 미국 청년은 자신이 무슨 가문의 6대 손이라면서 가문 자랑을 했다. 이 말을 들은 한국 청년은 자신은 무슨 가문의 36대 손이라고 맞받았다. 미국 청년은 그 다음 말이 없었다. 필자의 여행 중에 있었던 일화다. 


부모를 닮지 않은 자식이 없다고 한다. 그렇듯 인간은 알게 모르게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영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필자도 부모들이 하던 습관을 알게 모르게 따라 하고 있지만 앞서 언급한 일을 겪으면서 고리타분하다고 여길지 모르는 족보 문화가 결코 사라지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오히려 문화의 우월성을 갖기에 더 발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우리에게 양력 설은 사회적 설로 음력 설은 가정의 설이라 할까? 두 개의 설이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양력 설은 글로벌 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음력 설은 우리 문화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새해 모든 가정이 좋은 꿈을 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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