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 해상풍력사업에 부쳐
서남 해상풍력사업에 부쳐
  • 남부섭
  • 승인 2015.10.12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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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산업의 출발이지만 다른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국에너지] 서남해안의 해상풍력 사업이 숱한 난관을 극복하고 사업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주식회사는 20일 이사회를 개최하여 두산중공업의 참여를 의결하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해상풍력 사업이 추진된다.


이번에 추진하는 해상풍력은 3MW 20기를 설치하는 것으로 당초 계획의 4분의 1 수준이다. 규모는 줄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풍력산업에 한 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해상풍력사업은 육상 풍력사업이 각종 규제와 민원으로 좌초되자 해상풍력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정부는 경제성(REC)을 확보해 주지 않았고 지역 주민들은 숱한 민원을 제기하여 발목을 잡았다. 이러한 와중에 시중에는 정부가 서남해 지역(호남지방)에 투자를 꺼린다는 루머까지 난무했다.


이번에 결실을 맺은 것은 산업자원부 신재생에너지과·에기평의 해상풍력사업단, 그리고 당사자인 한국해상풍력 관계자들의 끈질긴 집념의 결과라 하겠다. 실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산자부가 정책 중심에 서 있으면서도 경제성 확보 방안인 가중치를 높여주지 않아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들이지 못했다. 결국 두산을 제외한 현대나 다른 기업들은 끝내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두산도 최소한 적자를 나게 하지 않겠다는 양해 선상에서 이 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상 3메가 용량으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으로 두산의 참여는 의외였지만 새로운 날개(브레이드)의 개발로 효율성을 높이면서 어느 정도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사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원은 바다에서 하는 사업에 무슨 일인가 하겠지만 이 지역 어촌 관련 단체 10여개가 각종 보상을 요구하면서 관계 인사들의 골머리를 썩였다. 다행히도 이해관계가 있다는 단체들과는 협의가 마무리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지역 단체장은 이해관계가 별로 없는 이 지역 단체들과도 협의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민원은 아직 완벽하게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서남해상 풍력사업은 시범사업으로 상업발전이 목적이 아니다. 제품의 시험장이다.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테스트, 트랙 레코드(운영실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다. 이 사업은 풍력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 사업이다.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체 예산의 85%를 태양광에 지원하고 풍력에 지원한 비율은 고작 1% 정도라는 게 풍력 업계의 주장이다. 이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데 그렇게 인색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풍력사업에 6개사 정도가 달려들었지만 모두 접었다. 최초로 설립된 유니슨은 일본에 매각되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거의 사업을 접은 상태이다.


국내 기업의 제품은 운영실적이 없어 시범적인 사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에 시장을 내주고 있다. 이러한 형편에서 시범사업 운운하면서 정부가 그렇게 인색한 이유를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가중치를 조금만 높여주면 이 사업에 뛰어들 기업이 있다. 정부는 거위를 초청해 놓고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대접하는 우화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풍력산업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동안 중국은 서너개나 되는 세계적인 풍력 기업을 키워 냈다. 풍력시장의 특성상 이제는 중국의 제품이 우리 시장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게 풍력업계의 판단이다.


육상풍력이나 해상풍력은 우리만 손을 놓고 있지, 경제가 어려운 이 판국에도 세계적으로 매년 20%내외를 성장하는 이른바 ‘블루오션’ 산업이다. 이러한 산업을 나몰라라 뒷짐지고서 어떻게 경제가 좋아지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육상풍력은 그 동안 수차례나 언급했듯이 환경부의 ‘절대불가’방침에 한 발도 못나가고 있다. 돌파구가 해상풍력이라면 제대로 뒷받침하기 바란다.


해상풍력의 잠재량은 서남해안을 비롯해 제주도 일대에 풍부해서, 정부가 잘만 한다면 우리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이다. 처음 계획한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부안의 주민들은 이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명한 자세가 필요함을 인식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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