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전력 사업은 완벽한가?
페루의 전력 사업은 완벽한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15.11.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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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 외국 수출 이전에 시스템 안정성부터 해결해야

[한국에너지] 제주 가파도·전남 가사도에 이어 울릉도를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겠다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녹색기후기금을 통해 페루에 이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나섰다.


에너지 자립 섬의 핵심은 디젤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던 것을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바꾸는 것이고 재생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전력저장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수많은 도서벽지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대부분 디젤발전을 이용하고 있다. 디젤발전 단가는 KW당 2000원 수준으로 비용도 많이 들지만 공해 발생도 심해 이를 적절히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공급은 상당히 유용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 공급 기술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정부는 남부 섬 지역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울릉도를 에너지 자립 섬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부의 의지를 지지한다. 우리나라 도서벽지는 전기는 공급되지만 일부 근해 섬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디젤발전을 하고 있어 경제적·환경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있다. 전력 생산 가격이 육지보다 수십 배 비싸도 전기 요금은 똑같다. 결국 전체 전력 가격에 포함되어 국민들이 공동으로 부담한다. 기후변화 문제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청정한 지역에 발전으로 인한 대기오염도 전력 생산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은 초기에 잘해야 만 지속적으로 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해서 해야 한다.


그러나 울릉도 사업을 추진하면서 적지 않은 의견이 노출되었음에도 산자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뜻대로 밀어붙였다. 재생에너지 공급의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양수수력발전을 주장했지만 산자부는 손쉬운 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문가들은 남아도는 에너지를 양수하여 저장하는 방안을 주장했지만 산자부는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안으로 끌고 갔다. 이 두 가지 방안은 전자는 초기 비용이 많이 들지만 후자는 사후 관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특히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업계에 따르면 효율 80%을 유지하는 선에서 10년 수명을 보장하는 것을 말하고 있지만 이를 담보할 만한 실증이 부족하다. 최첨단의 기술이 함축된 전화기의 배터리 수명은 1년만 지나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보면 업계의 주장은 신빙성을 담보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리고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는 초기 산업 육성 단계로 정부가 설치비의 70%를 지원하고 있다. 1MW의 설치비용이 12~13억 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정부가 언제까지 이렇게 지원할 수 있겠는가? 지원 제도는 올해가 마지막이다. 정부가 후속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지원책을 지속적으로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과 생산 가격의 하락이 필수적이다. 에너지 산업에서 최대의 난제는 전기의 저장이다. 만족할 만한 단계까지 기술이 발전하기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난제중의 난제다. 


페루에 저장 장치를 이용한 전력 사업은 더 위험성이 높다. 국내는 문제점이 발생하면 어떻게든 해결한다고 하지만 먼 외국에 설치해 놓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전력 공급의 안정을 기할 수 없다면 누가 책임지고 무슨 돈으로 해결할 것인가? 완벽하게 시스템의 안정을 기할 수 없는 것을 해외까지 들고 나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가의 신용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신에너지 산업으로 선정하여 연구과제의 목록에 넣어 놓고 있다. 아직은 신재생에너지 시스템만으로는 완벽한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산자부는 페루의 전력 공급 사업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몰라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완벽한 공급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할 것이다. 어느 일방의 말만 듣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에너지 자립 섬 사업이든 외국의 전력사업 수출이든 지속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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