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 메이저 부채 급증…1년 새 34%↑
글로벌 석유 메이저 부채 급증…1년 새 34%↑
  • 김태언 기자
  • 승인 2016.05.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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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세를 탔지만 다시 추락할 경우 늘어난 부채만큼이나 충격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다.

블룸버그가 각사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북미와 유럽지역 15개 석유기업의 총 순부채는 3830억달러(약 452조원)로 1년 전에 비해 970억달러(34%) 늘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 보도했다.

석유 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한 건 국제유가가 추락하면서 수입이 급감한 탓이다. 이들은 저유가에 맞서 투자와 운영비를 대폭 줄였지만 일부 투자 및 배당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차입이 불가피했다.

석유 기업들의 부채는 특히 올 1분기에 급증했다. 올 초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밑돌며 12년 만에 최저치로 밀리면서 자금난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요국의 저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국제유가가 1월 저점에서 급반등해 최근 장중에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지만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 석유 기업들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가 감원, 투자 및 배당 축소가 불가피하고 방어적인 M&A(인수합병)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체별로는 로열더치셸의 순부채가 700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BG그룹을 인수하면서 190억달러를 조달한 게 업계 전체의 부채가 급증한 주요 배경이 됐다.

미국 엑손모빌은 3월 말 현재 순부채가 383억달러로 1년 전(276억달러)에 비해 39% 늘었고 영국 BP는 246억달러에서 306억달러로 24%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글로벌 석유 대기업들의 부채가 급증하자 신용등급 강등을 벼르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에 엑손모빌에 부여했던 최고 등급인 '트리플A'(AAA)를 박탈했다.

미국 코노코필립스와 이탈리아의 에니는 자금난으로 배당을 축소했지만 미국과 유럽 석유 기업 대다수는 향후 원유 생산을 위한 투자를 제한하더라도 기존 배당 프로그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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