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누비는 ‘수소차’…수소 확보 기술이 생명력 좌우
도심 누비는 ‘수소차’…수소 확보 기술이 생명력 좌우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1.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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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자동차 연료로 주목

<신년특집 : 파리협정체제의 에너지 해법은 '기술'이다>

[한국에너지신문] 파리협정 체제로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를 새로운 산업과 연결시키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정부의 계획 가운데에서도 주목해 볼만한 것이 있지만, 에너지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수소’의 수송용 연료 활용 가능성이다.

▲ 지난달 13일 울산서 개최된 수소전기차 택시 시범사업 발대식.

국내 첫 수소 택시 운행…울산서 시범사업 발대 

수소의 수송용 연료 활용 가능성은 이론 차원을 넘어선다. 국내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택시도 이미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환경부는 울산광역시, 현대자동차, 지역 택시회사 등과 함께 지난해 12월 13일 울산시청에서 ‘수소연료전지 택시 시범사업 발대식’을 열고 이 자리에서 시범운행과 시승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이정섭 환경부 차관,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윤갑환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지역 택시회사 3곳의 대표 등이 참석해 발대식이 끝난 후 직접 수소 택시 승객 체험을 했다. 수소 택시 이용 요금은 울산 지역 내 일반 택시와 같다.

환경부와 울산시는 지난해 수소 택시 10대를 우선 보급하고 올해 상반기에 5대를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광주광역시도 올해 상반기 수소택시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울산서 수소 택시 10대 시범운행 향후 광주·창원 등 확대
완충시간 5분·주행거리 415㎞ 장점…충전소 부족·비싼 차량 가격은 단점
수소 생산 기술로 국제 시장 선점해야

▲ 현대자동차 수소 택시

환경부와 울산시는 각각 수소 택시 구매보조금으로 2750만 원씩 지원했다. 지역 택시회사 3곳은 차량 유지와 운행을 담당하며, 현대자동차는 차량의 사후관리를 지원한다.

울산이 국내 최초로 수소 택시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이유는 수소차 양산 공장이 있는 도시이자, 국내 최대의 부생수소 생산 지역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울산은 석유화학단지가 들어서 있어 석유 정제과정 중에 수소가스가 생산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소 택시 시범사업은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친환경차인 수소차의 경험 기회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수소차 사업 모델의 검증을 위해 환경부와 지자체, 자동차 제작사, 지역 택시회사가 손을 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에 투입된 수소 택시 차종은 2013년부터 세계 최초로 양산된 현대자동차의 ‘투싼ix’다. ‘투싼ix’는 전자와 수소이온으로 분리된 수소 연료가 산소와 화학반응해 물과 전기로 전환돼 전기모터를 구동시키는 원리를 이용한 친환경차다.

수소차는 최소 몇십분 이상 충전을 해야 하는 일반 전기차에 비해 수소가스의 완충 시간이 3~5분으로 매우 짧으며, 완충 후 주행거리가 전기차의 2~3배인 415㎞에 이르는 장점이 있다.

한편 환경부는 수소차 130대, 수소충전소 10기를 울산, 광주, 창원 등에 올해 내로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수소차와 관련된 지원을 민간기업 등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산자부는 수소차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합동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를 조만간 출범시키기로 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미래자동차 경쟁력 강화와 통상 대응, 규제 개선 등을 위해 출범하는 이 위원회에는 산자부 장관, 자동차 업계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미래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산자부는 자동차 회사, 가스업계 등이 참여하는 ‘수소융합 얼라이언스’를 만들었다. 이 얼라이언스는 2020년까지 1만대의 수소차 보급과 수출 등을 추진하고, 전국에 100곳의 충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도 대기보전 부문 예산을 통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등의 보급을 늘리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사업은 자동차와 충전소를 포함해 2017년 185억 7500만 원을 배정받았다.

하이브리드차량 구매보조금 지원 사업은 2016년도 463억 9200만 원에서 2017년도 524억 9200만 원으로 13.1% 증가했다.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는 보급 인센티브 확대, 충전인프라 확충 등 다각적인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수소차 글로벌 경쟁 막 올라

학자들은 대체로 40년에서 50년 후면 ‘수소 경제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수소가 화석연료를 제치고 주 원료의 자리에 오른다는 것이다. 물론 장래성이 크다고 해서 수소 연료가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수소연료는 대부분 화석원료를 사용해 고온에서 스팀으로 개질하는 공정을 거쳐야 한다. 더구나 충전소도 부족하고 차량 가격이 워낙 비싸다는 점은 소비자 확대 측면에서 단점으로 작용한다. 확산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래에 핵융합 기술 등을 이용해 수소를 대량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수소만 대량으로 확보되면 연료전지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동력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하고 자동차를 구동시키는 유일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장벽이 높다는 점은 단점인 동시에 또다른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과 시장을 선점하는 나라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美 GM, 군사용 픽업트럭 개발
獨 벤츠, 올해 양산형 모델 출시
中·日, 수소버스 운행 추진도

▲ 현대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버스

수소자동차 시장은 현대차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 SUV ‘투싼ix FCEV’를 내놓았다. 일본 도요타는 2014년 세단형 수소차 ‘미라이’를 선보였다. 혼다도 2016년 3월 클라리티를 출시했다.

미국과 중국, 독일의 완성차 업체들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아 수소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유럽은 특히 배기가스 규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수소자동차의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있다.

독일의 다임러벤츠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방식의 수소차를 올해 첫 양산형 모델로 출시한다. 이 차량은 수소연료 4.8㎏을 실을 수 있는 700bar 규격의 탄소복합재수소탱크 2개를 탑재해 3분 만에 완전충전된다. 완충 시 총 주행거리는 500㎞다.

다임러는 또 독일 기업체들과 합작 투자를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하는 범 유럽 기업합작사 ‘H2모빌리티’를 설립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2023년까지 유럽 전지역에 충전소 432기 구축이다. 친환경 자동차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독일 정부는 이 합작사에 50%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2009년 민관 합동으로 수소인프라를 위한 협의체인 ‘수소공급이용기술연구조합’을 만들었다. 이 조합을 바탕으로 이미 78곳의 상용 수소충전소를 만들었고, 오는 2025년에는 전국적으로 완벽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일본의 도요타는 도요타자동차가 수소연료전지 승용차 ‘미라이’에 이어 수소연료전지로 운행되는 ‘도요타 FC버스’도 올해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FC버스는 일단 총 2대를 판매하는데, 도쿄도 교통국이 운행하는 노선버스로 사용되고, 내년부터는 추가 도입도 이뤄진다. FC버스에는 미라이 전용으로 개발한 ‘도요타 퓨어 셀 시스템’을 이 버스에도 적용한다.

내연기관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주행 시 이산화탄소나 환경 부하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도요타는 2018년 이후에는 신형 버스를 개발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 패럴림픽에 대비해 도쿄를 중심으로 100대 이상의 FC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아우디는 올초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수소차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BMW도 도요타와 협업을 통해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GM은 틈새시장을 노려 미 육군과 함께 군사용 수소차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ZH2’를 개발해 지난 10월 공개했다.

미 육군은 이 트럭을 리스해 내년부터 1년간 테스트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아울러 수소 충전소 확충을 위해 매년 2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수소전기버스를 생산해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인 5000대의 수소전기버스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상반기 중 완공해 7월부터는 생산을 시작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승용차도 2030년까지는 10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1차로 5만대를 보급해 보급 대수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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