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진짜 힘든 곳은 중국 아닌 미국”
LG화학 “진짜 힘든 곳은 중국 아닌 미국”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03.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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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볼트 EV에 배터리 공급 중 트럼프 행정부 전기차 지원 철회

기대하던 미국 사업 ‘빨간불’

[한국에너지신문]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계기로 LG화학이 공략하고 있는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 먹구름이 끼인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도 심상치 않은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은 아직 시작도 해 보지 않은 시장이지만, 제너럴모터스(GM)의 순수전기차 ‘볼트(Bolt) EV’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그나마 수익을 기대하던 시점이라 더욱 난감해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진행하던 친환경차 확산 정책을 뒤집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환경차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연비 규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LG화학의 미국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의회는 공화당이 사실상 장악한 상태로 오바마와 민주당의 정책들이 하나 둘 철회되고 있어, 연비 규제가 철회되는 한편, 전기차 보조금 역시 계속 지원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LG화학은 볼트 EV를 흑자전환의 돌파구로 여겼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LG화학은 전지 부문에서 49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GM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에 사실상 동조하고 있어 향후 전기차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내연기관차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볼트 전기차는 2월 미국에서 952대가 팔렸지만, 이는 1월에 판매된 1162대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

미국 출시 지역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에 한정된 것을 고려하면 3월 이후의 판매량 증가는 마케팅 전략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M은 상대적으로 느긋한 상황이다. GM의 미국 시장 총 판매량은 월 20만여 대이며 그 중 전기차의 비중은 0.5%에 불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대선에서 공언한 사항을 하나 하나 실행에 옮긴다면 전기차와 친환경에너지 관련 사업의 추진 동력은 더욱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전기차 배터리사업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자재 산업이 고전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의 중국사업은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에 이어 올해에도 LG화학과 삼성SDI 두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모델을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LG화학의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20%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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