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계획, 기술진보와 국민기대 모두 담아야
전력계획, 기술진보와 국민기대 모두 담아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17.08.1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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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외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 활용을

[한국에너지신문] 아직 완전한 틀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의 밑그림이 이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에 공개된 8차 전력수급계획 설비계획 초안은 그 일단을 보여 주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전력설비 예비율 적정치를 20~22%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22%가 7차 계획의 설비계획 수치였으니, 그대로 유지되거나 약간의 감소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전력 수요대비 필요설비는 2030년까지 5~10GW 수준이 확충된다. 노후 석탄화력과 신규원전 중지, 노후원전 수명 완료 등이 반영되면 확충되어도 기존 수준을 유지하거나 약간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에서도 역시 발전소의 추가 건설은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결론이다. 폐쇄되는 것이 있으니 당연히 새로 지어지는 것이 있어야 하지만, 이것은 종전과 같이 석탄과 원자력보다는 신재생과 LNG로 충당한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원자력으로 건설하면 한꺼번에 크게 수치를 올릴 수 있지만, 앞으로는 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력의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폭 감소한다는 것이다. 8차 계획의 전력수요 예상치는 102GW 수준이다. 성장률도 현재보다는 1% 정도 낮아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제까지 기저를 담당해 왔던 원자력과 석탄화력 입장에서 보면 신재생과 LNG는 자칫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고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 많아졌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태양광과 풍력 같은 설비 등은 심각한 고장이 자주 일어나거나 하지도 않는다.

더구나 원격 제어 기술과 사물인터넷 기술, 그 외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발전소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정비의 기간을 단축하고 고장을 원천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여기에 기존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LNG를 추가한 것이다. 그래서 양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가질만하고, 또 가져도 된다. 이러한 기조에서 약간의 미세조정은 있을지 몰라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정책을 하는 입장에서는 기술의 진보만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래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찾아야 하고, 누구의 말이라도 들어서 반영할 준비를 해야한다. 그래서 정부는 아직 확정된 계획은 아니지만, 신재생과 LNG의 비중을 높이되, 실제로 설비계획에 반영하는 것은 최소화했다.

여기에 수급 불확실 예비율이라는 개념을 더했다. 태양광과 풍력 48.6GW를 포함해 2030년 전체 62.6GW나 되는 신재생은 5GW를 적용한 것이다. 그래서 해당 예비율까지 반영해 수요가 줄어들고, 성장률이 낮아져도 큰 변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예상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계획이 완전한 계획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계획 중에서는 대체로 현재의 경향을 가장 많이 반영하고 있는 계획이다. 정부의 방향이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조류에도 어느 정도 부응하기 위해 세워진 계획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원자력과 석탄화력에 비해서 신재생에너지가 실제로 지출되는 연료 비용을 어느 정도 아낄 수 있다는 점을 수차례 보도해 왔다. 그러기에 이번에 나온 계획의 초안도 역시 마음껏 환영하고 싶다.

하지만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이 있다. 신재생에너지에는 다양한 발전원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마치 태양광과 풍력이 신재생에너지의 모든 것인 것처럼 홍보되고 있다.

하지만, 아니다. 연료전지도 있고, 태양열도 있고, 지열과 해양에너지 등 다양한 수단이 있다. 이러한 수단들 모두를 어느 정도는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연구 단계에서도 보급 단계에서도 태양광과 풍력은 분명히 재생에너지 계통에서 위세를 떨쳐 왔었다. 신재생에너지를 모두 뭉뚱그려서 아직 보급 단계가 지나가지 않은 현시점에서 이러한 편중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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