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에너지 4차 산업혁명, 파괴적 혁신과의 관계
[전문가 칼럼] 에너지 4차 산업혁명, 파괴적 혁신과의 관계
  • 함경선 전자부품연구원 수석연구원
  • 승인 2017.09.11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세기 활판 인쇄에서는 판에 금속활자를 맞춰 넣는 식자공의 역할이 중요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컴퓨터는 인쇄산업에서의 모든 행위를 뒤바꿔 놓고 말았다. 글쓴이에 의해서 자동으로 식자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식자공의 전문성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전자책의 대중화로 이어지면서 종이 매체의 존립마저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디지털 자동화라는 산업혁명이 있었다. 이 산업혁명 속에서 다양한 기술 혁신이 앞 다퉈 등장했고 오늘날의 완성된 기술로 굳혀진 것이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혁명과 혁신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접하게 되는데 잘 알려진 사례를 통해 더 짚어 보도록 하자. 2009년 스티브 잡스에 의해 시작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다양한 앱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편리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서 유선전화, 신문, 차량용 내비게이션부터 최근에는 금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전통적인 것들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 혁명 속에서 앱이라는 혁신이 기존 것들을 바꿔 나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사례를 통해 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 속에서 다양한 혁신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혁명과 혁신, 이 두 개의 연결고리를 염두에 두면 앞서 예로 든 인쇄, 출판 산업의 변화도 이해가 간다. 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로봇을 사용하여 자동차 생산 라인도 무인화가 진행 중이다. 사람에 의한 생산 방식이 자동화된 혁신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혁명은 일단 적용되면 기존 것을 무너뜨리고 완전히 대체하는 ‘파괴적 혁신’을 양산하게 된다. 이것은 다른 대안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것을 파괴하려 하고, 기존의 것은 살아남으려고 하지만 결국은 파괴되고 만다.

에너지 분야는 다른 산업들에 비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발전해 왔다. 화석 중심의 발전 시스템과 에너지 전송 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은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기다.

지구 온난화, 미세먼지 등 환경에 의한 이슈로 신재생 에너지와 같은 청정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대해서는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것은 국가적 에너지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지각 변동 속에서는 이와 관련된 모든 생산과 소비 활동이 같이 변화하므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여건도 생길 것이다.

더불어 지금의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 속에서는 혁신의 돌풍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새롭게 맞닥뜨릴 ‘파괴적 혁신’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에너지 분야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그 혁신을 여러 가지 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에너지 시스템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이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바라봐야 한다.

예측이 어렵고 변화가 심한 자연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대규모 중앙 집중식 발전보다는 소규모의 지역적으로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모아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사용하는 측면에서는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서는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러한 요구 속에서 비로소 ‘지능화’라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예측하고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는 고도의 제어 기술을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에너지와 관련된 기계 장치를 IoT화 하여 컴퓨터가 다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에너지 분야의 4차 산업 패러다임에 요구하는 기술적 변화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의 행동을 고민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파괴적 혁신은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이때 기업은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수도 있겠지만 이전 것을 고수하고 그 혁신과 경쟁하려 할 수도 있다.

벤처기업들은 파괴적 혁신이 될 수 있는 기회에 과감하게 도전하고 거대 자본은 성공할 만한 혁신들을 찾아 기존의 것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 기존의 것을 유지하려는 기업들도 파괴적 혁신의 등장에 대비해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라면 4차 산업혁명에 먼저 동참해 보다 적극적으로 혁신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파괴적 혁신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가져선 안 된다는 점이다. 그 누구도 미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