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기술로 전력 수요관리 선도 ‘그리드위즈’
4차 산업혁명 기술로 전력 수요관리 선도 ‘그리드위즈’
  • 오철 기자
  • 승인 2017.09.25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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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 국제표준기술 기반 거침없는 행보…수요관리 혁신 이끈다
▲ 그리드위즈 전기차충전연구소에서 김현웅 연구소장(우측 두 번째)과 박창민 상무(우측 첫 번째)가 충전 테스트를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신문] 허리케인 ‘어마’로 미국 남동부가 큰 타격을 받은 가운데 전기차 회사 ‘테슬라’에 대한 눈에 띄는 기사가 났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무선으로 전기차 배터리 용량을 잠정적으로 늘러줬던 것.

원격으로 제한을 풀어 약 48㎞를 더 달릴 수 있게 됐고, 태풍 지역을 벗어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같이 현 시대의 기술은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지능적인’ 서비스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기술로 불리는 AICBM(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은 대용량 데이터와 분석을 기반으로 지능적 서비스 제공에 최적화된 ICT 기술이다. ‘값싸고 편리한 에너지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에너지 기업에게는 더욱 중요한 기술이다.

백운규 산자부 장관도 “에너지와 ICT의 융합은 이용자들에게 에너지 비용절감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며 에너지와 ICT가 융합된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ICT 기술과 에너지 융합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국내 에너지 수요관리 부문에 혁신을 이끄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종합 에너지 전문기업 ‘그리드위즈(Gridwiz, 대표 김구환)’다.

움직이는 발전소, 전기차 양방향 충·방전 국제표준기술 보유 
‘OpenADR 2.0’ 국제 표준 통신 기술로 DR 거래시장도 진출
수요관리에 전기차 배터리 등 연계…에너지 효율 극대화 기대  

■ ‘전기차’를 움직이는 ‘발전소’로

▲ 그리드위즈를 방문한 조환익 한전사장은 전기차를 이용한 양방향 충·방전기술 V2G에 주목했다.

지난 1일 조환익 한전 사장이 그리드위즈를 찾았다. 한전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력에너지 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장하는 가운데 그리드위즈의 기술력을 눈여겨 봤다.

그리드위즈는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충전 관련 국제 표준 기술인 ISO/IEC 15118(전기차충전), OpenADR 2.0(수요반응 시스템), SEP 2.0(에너지 장치 관리)을 활용해 새로운 에너지 시장을 만들어 가는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특히, 한전은 전기차를 이동형 ESS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양방향 충·방전 기술 ‘V2G(Vehicle to Grid)’에 주목했다. V2G는 전기차의 배터리까지 스마트그리드 요소에 포함시키는 기술이다.

앞서 올해 초 열린 국제에너지콘퍼런스에서 문승일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전기차 100만대 보급 시점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V2G가 가능해지면 원전 10기가 돌아다니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충·방전이 동시에 가능한 전기차를 전력계통과 연계할 경우 효과적인 수요관리 인프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V2G를 가능케 하려면 ISO/IEC 15118이라는 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은 단순 충전이 아니라 전기차와 충전기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사용자 인증·과금·결제 등 부가서비스를 할 수 있는 국제 통신 표준이다. 

이 기술을 그리드위즈를 비롯한 세계의 소수 기업이 이끌어 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세계 표준화를 지원하는 국제 전기차 충전 협회 CharIN(Charging Interface Initiative e.V.)에 국내 최초로 가입한 것이 증거다.

또 그리드위즈는 2014년부터 연 2회씩 진행돼 온 ISO/IEC 15118 국제표준 테스팅 심포지엄에 대표 기업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심포지엄은 제조 기업들이 각자 개발하고 있는 전기차와 충전 기술을 가지고 테스트하는 자리다. BMW, GM, 다임러, 벡터 등 회사들이 참여하고 국내에선 그리드위즈가 유일하다.

그리드위즈는 상용화된 기술뿐만 아니라 ISO/IEC 15118 국제표준 테스팅 심포지엄에 참가하는 기업들의 기술을 모두 커버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김현웅 그리드위즈 연구소장은 “충전 규격에 맞는 통신 규약, 차량 과금 방식(EIM, PNC), 부가서비스(VAS) 등 10가지 옵션에 모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은 2~3곳에 불과하고 일반 산업 부문 기업 중 우리가 유일하다”고 자부심을 비쳤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소는 17년도 2분기에 이미 1300기가 넘었고, 정부가 2020년까지 3000기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앞으로 전기차 인프라 확대는 자명하다”며 “차량용 배터리까지 수요관리 요소로 포함시켜 전력피크까지 관리할 수 있는 V2G 기술의 대중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 앞서가는 수요관리 서비스 제공

▲ 그리드위즈 사업의 핵심이 되는 국제표준기술 3가지, OpenADR 2.0, ISO/IEC 15118, SEP2.0

그리드위즈가 전기차 충전기술과 ESS 관리기술이 융합된 V2G기술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 건 수요관리 서비스로 수요자원(DR) 거래시장에 뛰어들면서 부터다. 수요관리 거래시장은 전기사용자가 전기를 아낀 만큼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금전으로 보상받는 제도다.

그리드위즈는 국내 최초로 국제 표준인 OpenADR 2.0 통신 기술을 적용해 수요자원 거래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현재 철강, 화학, 전자 등 전국 450여 기업을 자체 개발한 시스템으로 관리 중이다. 매출도 2014년 13억 원이었지만 작년에는 198억 원에 이를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그리드위즈는 국제 표준 기술로 수요관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력 기술의 발달과 함께 전력 네트워크가 차츰 커질 수밖에 없는데 표준 기술이 아니라면 범용성 측면은 물론 유지보수에서도 많은 어려움과 비용이 발생된다.

아울러 그리드위즈는 전력거래소의 15분 단위 실시간 감축 모니터링보다 더 잦은 1분 단위 모니터링을 제공해 최고의 감축 신뢰성을 보여준다는 점과 등록용량 대비 요금 절감(경제성) DR 낙찰 점유율 1위 기업이라는 점에서 우수함을 보여준다.

■ ESS, FEMS 등 솔루션 연계로 효율 극대화

그리드위즈는 스마트그리드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에너지 효율 관리 서비스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수요관리 서비스라는 토대 위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운전관리, 스마트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FEMS), 태양광 발전 운영 서비스, 전기차 충전 인프라 솔루션(V2G) 운영요소를 퍼즐조각처럼 연계해서 맞추면 경제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ESS가 연계되면 전력요금이 저렴한 야간에 충전하고 전력요금이 비싼 낮에 방전하는 식으로 전력 요금을 아낄 수 있다. 또 충전된 전력으로 피크관리는 물론 비상 시 발전기를 대체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박창민 상무는 “수요관리 시장이 끝물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용량적으로는 몰라도 배터리, ESS, 전기자동차, 가전제품에 대한 오토DR을 생각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그리드위즈의 수요관리 서비스 기반 위에 ESS와 전기자동차 배터리까지 피크절감이나 분산자원으로 사용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에너지 효율을 보여주리라 자신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인터뷰 / 김구환 대표

“탄탄한 국제 표준 기술 갖추니 시장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 김구환 대표

■ 그리드위즈란 신생 스타트업이 고속성장 할 수 있던 이유는.

예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산업제어 통신칩을 연간 200만 개 이상 판매했습니다. 해외 500여 기업들이 제품을 구입했지요. 미국에서 에너지 관련 통신칩 사업을 하다 보니 한국 시장을 기대하게 됐습니다. 당연히 시작은 글로벌 기준의 표준 기술로 시작했습니다. 국제표준기술을 가지고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기술력으로 갈고 닦은 것이 성장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기반이 탄탄하니 확장성이 좋을 수밖에 없네요.

■ 특별한 회사 문화가 있다면.

우리 회사는 회식이 없습니다. 억지로 회식을 하면 업무의 연장으로 느껴질 뿐 자유로운 소통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끼리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비용도 회사에서 지급합니다.

또 대표이사 보고가 없습니다. 팀장 책임으로 자율적으로 근무합니다. 스타트업은 유연성이 중요합니다. 그때마다 보고서를 쓰고 보고하는 것은 시간을 버리는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내부 평가가 없습니다. 상대평가하지 않아요. 내부 경쟁보다 협업이 훨씬 중요하니까요. 우리는 한 사람이 백 보 가는 것보다 백 명이 일 보 가는 것을 지향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해외에서 더 많이 알려진 그리드위즈의 방향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세 가지 국제 표준 기술에 있어서는 세계에서 몇 손가락에 꼽히는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이 세계화가 된다면 시장은 자동으로 열린다고 봅니다. 또 전기차와 충전시장이 ‘블루오션’인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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