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에서] ‘크고 많다’ 자랑 말고 자연스럽게 속을 채워라
[양재천에서] ‘크고 많다’ 자랑 말고 자연스럽게 속을 채워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7.11.02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에너지 컨벤션, ‘꽃’은 피웠지만 열매는?
▲ 조강희 차장

[한국에너지신문] 한국에너지신문사와 엑스코 등이 함께 그린에너지컨퍼런스와 그린에너지엑스포를 개발한 것이 10여년 전의 일이다.

에너지 전시회 ‘1세대’들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 전시회의 초창기에는 기대도 컸지만 ‘이런 것도 전시회 아이템이 되느냐’는 푸념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하나가 잘 되자, 이제는 각 지역과 단체, 신문사와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등이 일 년이면 거의 한 달도 안 쉬고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세월에 비하면 성장세는 비약적이다.

어떤 산업이든 확장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아쉬움도 커진다. 홍보는 아직도 ‘국내 최대’에 머무른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무리수가 등장한다. 볼거리를 강화한다고 주제와는 별 관계가 없고 성격도 다른 부대행사와 콘서트를 ‘끼워넣기’ 하는 일도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신문사 기자들은 방문했던 행사의 규모가 위축된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컨벤션은 행사 자체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 없어야 한다. 기술이나 제품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하고, 발전의 계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계약 및 상담 건수 등 성과를 알리는 홍보가 등장한다. 실제로 그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다양한 협약-계약 일정이 무리하게 그 행사 일정에 맞춰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크다’거나 ‘많다’는 자랑은 결국 아무 의미가 없다. 그냥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해 나가면 된다. 이런저런 무리수의 등장은 결국 행사 자체에도 관련 산업에도 짐이 된다.

그런 가운데 한 기업이 주최한 전기차 관련 포럼이 눈길을 끈다. 컨퍼런스에서는 개발한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비교적 크지 않게 마련한 전시장에는 발표자료에서 봤던 것이 실제로 전시돼 있다. 이런 모델이 위축돼 가는, 또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에너지 컨벤션에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에너지 컨벤션에 필요한 것은 과잉 홍보가 아니다. 에너지 업계를 옥토로 만드는 노력, 그리고 선택과 집중의 대상을 결정하는 결단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