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 도시가스협회 김선기 부회장이 취임 100일을 기해 출입 기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협회 업무는 회장보다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업무를 주관하기 때문에 향후 김 부회장이 협회를 이끌고 나갈 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필요가 있었을 게다.
김 부회장은 에너지 사업 다각화, 도시가스 기술 발전을 협회 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 초 이사회를 통해 제시했던 방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취임 100일 시점에 다시 강조하는 것은 도시가스 업계와 협회 발전을 두고 김 부회장의 고민이 꾀 깊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도시가스산업은 한 때 청정에너지로 각광 받은 적도 있으나 탄소중립시대가 열리면서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그러나 도시가스 업계는 주목할 만한 대응을 내놓는 것을 보지 못했다.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흐름에 도시가스 협회는 주도적으로 사업자들을 이끌고 가야할 책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짐이 무거울 것이다.
산업이 변화하고 있고 시대가 변화하는 시기는 위기라고 하고 위기는 기회다. 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고 승자와 패자가 있기 마련이다.
도시가스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도시가스 협회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을의 위치를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이다.
구조적으로 을의 위치에서 오랫동안 젖어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일이 쉽지 않다.
협회 업무의 특성상 회원사들의 총의를 거쳐야하기 때문에 리더는 물론이고 회원사들이 을의 위치를 벗어나겠다는 생각을 가지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영원히 을의 위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협회는 하나의 사업자다. 단순히 회원사의 회비로 운영하는 집단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협회라 할 수 있는 무역협회는 회원사의 회비가 전체 운영비의 5%도 되지 않는다. 협회의 정관에 알맞게 각종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분야 협회를 보면 정부 업무를 대신하여 수수료 정도나 챙기는 선에서 협회의 발전도 업계의 성장도 한계가 있다.
도시가스협회는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 인식에서만 탈피해야 미래가 보일 것이다. 여타 다른 협회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필자가 미국 풍력 전시회를 방문했을 때 풍력협회가 전시를 주관하고 있었고 협회 직원이 80여 명이나 되었다. 우리 협회와는 차원이 달랐다.
도시가스협회는 에너지 산업의 변화가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갑의 위치로 올라 설 수 있는 확실한 기회다.
어떠한 이유에 서던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석 연료인 가스를 대체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가스공사가 배관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서 가스를 대체하는 연료를 반드시 공급해야 하는 권리를 가진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대체 연료로 현실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소 생산과 공급은 협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특히 수소는 해외 도입선이 있을 수도 있지만 다수의 생산기지도 생겨날 것이다.
정부는 민간에서 수소를 생산 공급하는 사업을 하면 장려하고 지원하지 막지는 않을 것이다.
민간에서 수소를 생산 공급하는 사업은 현재 가스공사가 존재하는 한 현실적으로 민간 기업 단독으로 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가스협회가 주도적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다.
협회는 이 사업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 미래 에너지 산업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사업자는 독일의 10분의 1수준이다. 그만큼 우리의 에너지 산업은 다양성을 띄지 못하고 있다.
획일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는 우리 에너지산업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가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협회가 수소 생산과 공급에 참여하여야 한다.
그리고 협회는 회원사의 이익에 반하지 않는 사업을 정관만 정리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무역협회처럼 건물을 지어 임대사업을 할 수도 있겠으나 협회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 사업은 어떤 개인이나 기업 단체도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 이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인이다. 향후 저탄소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저탄소 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은 이론이 없을 것이다.
도시가스협회는 비교적 재무구조가 건전한 회원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훌륭한 리더만 있다면 협회를 얼마든지 잘 나가는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 하겠다.
협회 발전의 최대 약점은 리더인 부회장의 임기가 짧다는데 있다. 2~3년의 임기로는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리더가 괜찮다면 회원사들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선기 부회장은 수소산업 정책을 이끌어 온 사람으로 협회가 수소 산업에 진출하기에는 가장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도시가스협회는 큰 그림을 그릴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