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절약 고삐를 죄야
에너지절약 고삐를 죄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04.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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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수입 비중이 97%에 이르는 우리나라는 잠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가보다. 이번 겨울은 기온이 높아 에너지 소비가 작년에 비해 30% 정도 줄었다길래 비교적 잘 지내는가보다 했더니 국제유가가 뛰고 있어 걱정이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30불에 이르고 있다니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북미지역의 이상한파로 인한 석유제품 가격의 일시적인 등귀현상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이라크의 혼란스러운 상황은 아직 어떠한 예측도 쉽지 않아 국제원유가격의 상승국면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탓인지 산자부, 에너지 관리공단이 에너지 절약 홍보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국제에너지 가격은 우리 경제에서 가장 심각한 요소이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30불 선을 넘어서면 아무리 수출을 많이 해도 무역적자를 면하기 어렵다. 또한 그 정도의 가격이면 내수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심각하다. 국가경제운용 기준은 24∼25 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국제유가의 상승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암초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예나 지금이나 절약하는 길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에너지 원단위는 일본의 3배에 이른다. 결국 우리의 에너지 소비실태가 일본보다 3배나 더 쓴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 국민이 근검절약하지 않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에너지 이용기술이 그만큼 낙후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정이나 산업체 모두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데 왜 낭비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각자 나름대로 에너지를 아껴 쓰고 있는데 낭비하고 있다면 무슨 소리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원단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 최선의 방안이다. 우리나라가 선진 에너지 기술의 60% 수준에만 도달해도 국내에 있는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 에너지 절약 산업의 수준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50% 이상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는 기사도 있다. 얼른 믿을 수 없겠지만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에너지 산업의 차이를 인정하는 바로미터이다.
가장 먼저 에너지 절약 정책을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 필요한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는 항상 공급의 안정이 최우선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돈이 없어 원유를 못 사는 처지도 아니다. 또한 중동의 불안으로 공급이 차단될 위기도 쉽게 발생하지 않을 것 같다.
내실을 다지는 최선의 길은 에너지 절약 산업을 육성해 절약기반을 구축하는데 있다. 에너지 절약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야말로 에너지 절약산업을 육성하는 길이다.
절약기술은 있지만 상용화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정부는 이러한 기술을 숙지·체계화해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기 바란다.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1만불에 10년째 머물러 있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선진국의 60% 수준만 되어도 원전가동이 필요없는 정도라면 에너지 다소비국인 우리나라가 이 문제를 도외시하고서 국민소득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루종일 막혀 있는 도로, 실내에선 반팔차림으로 겨울을 보내면서 우리는 국민소득 1만불을 넘어설 수는 없다.
정부는 이번 겨울 에너지 소비가 줄어 다소 느긋한 입장이었던 것 같다. 다시 에너지 절약의 고삐를 잡고 뛰어야한다. 아울러 에너지 절약 산업의 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추진해야 한다.
에너지 문제만큼은 우리가 한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때가 없다. 에너지 절약 산업의 발전이 곧 국민소득 1만불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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