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이 항도에 가장 높다는 69층의 전망대에 올랐다. 해안선을 따라 잘 가꾸어진 항도는 잔잔한 물결과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눈앞에는 풍력발전기 한 대가 돌다가 멈추었다. 헌데 이해되지 않는 것은 도로는 많은데 다니는 차가 없었다. 우리의 시골길만큼이나 다니는 차량은 적었다.
인구 370만의 도시치고는 다니는 차가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적었다.
멀리 보이기는 했지만 신호를 기다리는 차는 불과 서너대 뿐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일까?
경제가 어려워서 그럴까?
의문 속에 가까운 동경을 살폈다. 저녁시간 영업용 택시는 50~60대씩 길거리에 대기 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 열시, 열한시가 되니까 영업용 택시는 100대, 200대씩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네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경제가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일본의 사정이야 우리가 언론을 통해서 지표상으로 알았지만 실제 그 어려움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서 5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회사에 10년 넘게 근무한다는 사람이 실상을 털어놓았다. 한국기업에 비해 연봉이 조금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생활은 한국의 절반 수준도 안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회사 사택에 살면서 경차를 갖고 있는데 월 주차료가 40만원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은 차를 자기 부모님 집에 가져다 놓았다는 것이다. 차는 특별히 가족단위의 여행 때나 사용한다는 것이다.
고속도로 주행료, 주차비가 워낙 비싸 승용차를 굴리고 다닐 엄두를 못내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평생 고용은 옛말이고 대기업이 줄줄이 구조조정을 하고 있어 봄은 오는데 찬바람만 일고 있다는 것이다.
길을 걷다가 들어선 곳은 선술집. 우리로 말하면 포장마차이지만 포장마차에 비유할 정도는 아니었다. 손님들로 발디딜틈이 없었다. 맥주 한잔으로 우정을 나누고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
벽에는 마지막 지하철이 몇 시에 끊어진다고 쓰여 있었다. 손님들을 배려하는 주인의 마음이어라. 일본 사람들의 생활상이다.
다시 서울의 거리를 내려다본다. 차량은 쉴 새 없이 오고간다. 때로는 긴 행열로 멈춰서 있다.
우리경제가 일본보다 나은 것인가. 아니면 대중교통이 불편해서 차량이 많이 다니는가?
도무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 모두들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거리를 보면 우리는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경제 지표는 지표이고 실물경제가 거리의 자동화처럼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착각을 할 수도 있다. 착각이 아니길 바라지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있다. 우리경제가 좋거나 나쁘거나 그것은 조차하고 서울의 거리에는 차가 너무 많다.
사회적 차원에서 굴러다니는 차량의 숫자를 줄일 수 있는 방도가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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