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중소기업은행 등 정부출자기관들이 쌓아둔 유보금이 67조원이 넘지만 적자보전과 경영악화 대비를 이유로 배당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전기가스 업종에 속하는 시장형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와 동종업계 8개(인천도시가스, 대성에너지, 예스코, 서울도시가스, 경남에너지, 부산도시가스, 경동도시가스, 삼천리) 민간기업의 배당현황과 비교한 결과 이들 공기업은 민간기업에 비해 배당성향이 약 1.5배 낮고, 부채비율은 2배 가까이 높았다.
이들 세 공기업의 유보금 합은 31조원으로 비금융 공기업 유보금의 3분의 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5일 ‘유보금과 배당-정부출자기관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정부가 민간기업의 배당확대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재무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공기업도 배당보다 유보를 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기업 중 비금융 분야 유보금은 2013년 기준 47조 1415억원으로 유가증권 상장사(금융업 제외)의 유보금 547조원의 8.6%에 해당된다.
민간기업은 상법상 명시된 이익준비금의 의무적립한도가 자본금의 50%로 제한되지만 공기업은 특별법에 따라 자본금의 100%까지 이익준비금을 적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준비금이란 기업에 유보되는 이익 중 법률에 의해 강제로 적립되는 법정준비금을 말한다.
게다가 공기업은 사내유보가 허용되는 이익준비금, 자본준비금 외에도 사업 확장을 위한 별도의 유보금 적립이 가능하다.
이익준비금 적립 산정기준 역시 상법은 현금배당 비율을, 특별법은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삼는다. 배당가능 규모 산정에 있어서도 특별법은 과거 유보금을 고려하지 않고 당기에 발생한 공기업 순이익만을 기준으로 하는데 반해 민간기업은 누적된 순자산을 토대로 산정해야 한다.
한경연은 공기업 배당수입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공기업 배당수입은 3256억원으로 2008년 9339억원과 비교해 7년간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김윤경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기업의 최적 배당은 현재 이익잉여금의 규모나 평균적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미래 수익성과 투자계획을 반영한 적정모형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출자기관과 같이 민간기업도 수익성과 투자계획을 고려해 배당정책을 견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전기가스 분야 배당성향 민간보다 1.5배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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