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음식물자원화 시설 2년째 악취 풀풀…'애물단지
광주 음식물자원화 시설 2년째 악취 풀풀…'애물단지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05.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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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초기부터 악취…부실설계·시공 의혹도

광주시가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 수년간 악취를 내뿜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이 시설은 가동 초기부터 배출 기준치를 초과하는 등 부실 설계 및 시공 의혹도 일고 있다.

18일 광주시와 광주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서구 천변 우하로(유덕동)에 사업비 691억원이 투입된 제2음식물자원화 시설이 지난 2013년 6월 준공돼 가동 중이다. 광주환경공단이 위탁관리하는 이 시설은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해 사료를 만드는 필수 공공시설이다.

문제는 준공 이후 2년이 다 되도록 기준치를 최대 4배 초과한 악취를 내뿜고 있다. 관련법상 '희석배수 500배' 이내지만 4배 이상 초과한 최대 '희석배수 2080배'의 악취를 배출했다.

주변 무진로를 지나는 차량 운전자나 주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6000여 만원을 들여 10여차례 악취방지시설 개선과 보완을 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지도점검 기관인 서구청으로부터 개선권고에 이어 지난 4월에는 2차 개선권고를 받았다. 

이 시설은 오는 10월 중순까지 시설 보강을 마치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와 함께 사용중지 명령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이 시설의 1일 처리용량은 300t이지만 악취방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 조사 결과 비슷한 처리 규모의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악취방지시설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와 시공을 같은 업체가 맡은 이른바 '턴키방식'으로 시공된 점을 고려하면 애초부터 부실설계를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공사는 H건설(46%)과 N건설(44%), T건설(10%)이 참여했다.

광주시와 한국환경공단은 악취제거 능력이 애초부터 적은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1일 음식물 쓰레기 처리량이 95t인 서울 동대문구의 시설은 처리 용량이 분당 3600㎥, 260t인 고양시도 650㎥ 규모의 처리용량을 갖췄지만, 광주시는 250㎥에 불과하다.

악취 제거 공정은 먼지 여과기를 통과한 악취를 포함한 공기를 고온에서 축열식 연소장치를 통해 태운 뒤 액체약품을 분사해 냄새를 줄이는 3단계로 진행된다.

더 큰 문제는 시설 주체인 광주시가 기준치 초과 원인을 사실상 밝혀내고도 업체 눈치를 보며 즉각적인 시설보강 등의 명령을 내리지 않고 미적거린다는데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악취 발생 원인에 대한 시공업체측의 이견이 있어 6월 중순까지 함께 운영해본 뒤 방지시설 추가 보강 등을 하게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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